“민간 사전청약 무서워서 하겠나” …올해만 6번째 취소, 이번엔 ‘영종 A41BL 한신더휴’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 중구에 들어설 예정이던 ‘영종 A41BL(블록) 한신더휴’(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전용 84㎡ 440가구) 건설 사업이 최근 무산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14일 사업자에게 토지 매입 잔여대금 변제를 요구하고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알렸다.
이 사업은 2022년 8월 375가구에 대해 사전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본청약을 받고 2025년 6월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본청약 진행이 무산됐다. 이후 LH가 한신공영에 연체 중인 토지 매입 잔금 납부를 요구했으나 납부가 이뤄지지 않자 계약 해지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한신공영이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 포기를 결정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은 사업성이 악화했고 인허가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하며 연초부터 사업을 포기하는 민간 사전청약 사업장이 잇따랐다.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민간 사전청약을 진행한 사업 5개(1739호)가 무산됐다. 인천 가정2지구 B2블록, 경남 밀양 부북지구 제일풍경채 S-1블록,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4블록, 경기 화성시 동탄2 주상복합용지 C-28블록 등이다.
사전청약은 아파트 착공 시 진행하는 청약접수를 기존보다 2~3년 앞당겨 받는 주택공급 제도로 사전청약에 당첨된 후 무주택 등 관련 조건을 유지하면, 본청약 때 당첨이 확정되고 먼저 계약할 기회를 받게 된다.
하지만 문화재나 법정보호종 발견과 함께 최근에는 공사비·인건비 인상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아파트 건설 사업이 취소돼 본청약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택지에서는 분양가상한제로 공사비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아예 사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는 급등했는데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는 공사비가 제한돼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시공사들이 사업을 속속 포기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분양가상한제의 기본 항목인 택지비 산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의견도 쏟아진다. 분양가를 결정할 때 택지비 기준이 ‘토지 분양 당시 가격’으로 제한된 탓이다. 민간 건설사가 토지 매입 후 땅값이 올라도 이를 반영하지 못해 사업이 늦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다. 반면 공공 부문이 주택을 공급하면 택지비 산정 기준이 ‘분양 당시 감정평가액’으로 정해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례로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공공 부문이 공급한 단지는 3.3㎡당 1181만원의 택지비를 인정받아 분양가를 1671만원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인근에서 민간 건설사가 공급한 단지는 택지비를 3.3㎡당 919만원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분양가도 공공보다 낮은 1597만원에 책정됐다.
민간 부문이 공공 부문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역차별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본청약이 지연되거나 사업이 무산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 가운데 일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파주시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 당첨자가 모인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주에 민간 사전청약 취소 단지들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에 당첨자 자격 유지와 본청약 지연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본청약이 지연된 공공 사전청약단지들도 비대위에 참여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LH에 따르면 사전청약을 받은 공공분양 단지 중 본청약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개 단지, 4만3510가구다. 그러나 올해 본청약이 계획돼 있던 13개 단지의 본청약은 최대 1년 8개월까지 늦어지게 됐다.
9월 본청약이 예정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2지구 A1블록(762가구), A3블록(650가구)는 2026년 3월로 1년 6개월 미뤄졌다. 신혼희망타운인 군포대야미 A2블록(952가구)도 기존 올해 4월에서 2027년 상반기로 본청약이 연기된다는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하남 교산지구 A2블록(1056가구)도 올해 9월에서 내년 3월로, 구리 갈매역세권 A1블록(1125가구)은 9월에서 내년 7월로 본청약이 연기됐다. 남양주 왕숙 A1, A2, A24, B1, B17블록, 시흥거모 A6블록(455가구) 신혼희망타운도 미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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