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갈등의 핵' 공공기여용도 결정, 사업인가 이전으로 미룬다

박진우 2024. 8. 22. 1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 서울 주거정비기본계획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하고
친환경 인센티브 두 배로 확대해
지가 낮은 지역 사업성 높여주기로
공공기여 용도는 조합설립~사업승인 때 결정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지가가 낮은 지역일 수록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높여준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두 배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인센티브는 별도로 지가가 낮은 경우 최대 두 배까지 확대해 임대주택 부담을 확 덜어준다. 일부 단지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공공기여시설의 용도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으로 결정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분양가 낮으면 분양가구수 늘려 사업성 보전

서울시는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환경정비사업 부문) 재정비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주택공급과 주거공간 대개조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담겼다. 집값 낮은 지역에 적용하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과 과밀단지에 적용하는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율 완화 등이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서울시는 지역 간 사업성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를 최대 2까지 적용한다. 상대적으로 달성이 쉬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를 현재 20% 수준에서 40%까지 늘려준다.

가령 3종 주거지의 법적상한용적률이 300%라면, 기준용적률(210%)에서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만으로 250%까지 용적률을 늘리는 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부채납 등을 해야 받을 수 있었던 용적률이 75%포인트에서 50%포인트로 줄어든다. 반면 분양주택은 10%포인트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기부채납으로 부담해야하는 토지 면적과 연면적이 줄기 때문에 분양가구를 늘릴 수 있는 원리다.

지가 뿐 아니라 단지 규모와 세대밀도를 고려해 계수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가가 낮고, 단지 면적이 작으며, 단위면적당 가구수가 많으면 계수도 커진다. 서울시는 "사업성에 직결되는 '분양가'가 지가에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해 지가가 낮을 수록 보정계수를 높게 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에너지건축물(ZEB)와 녹색건축인증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별도로 신설하고 지가와 연동해 적용한다. 지가가 낮을수록 친환경 인센티브를 더 받아가는 구조다. 친환경 인센티브 유도를 위해 상한 또는 허용용적률에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상한용적률에 친환경을 적용할 경우에는 지가를 반영해 최대 2배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과밀단지'는 기부채납 없이도 현황용적률까지 인정

허용용적률을 초과해 지어진 '과밀단지'는 현황 용적률을 기준용적률(재개발)이나 허용용적률(재건축)으로 인정한다. 재개발은 1종이나 2종일반주거지 내 조례용적률(1종 150%, 2종 200%)을 초과하는 건축물의 대지면적 비율에 따라 최대 법적상한용적률까지 기준용적률로 인정한다.

재건축은 현황용적률까지 공공기여 없이 온전히 확보 가능해진다. 현재는 허용용적률 이상은 ‘공공기여’를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다. 서울시엔 과밀 노후단지가 149개(8만7000가구)가 있다. 시는 재개발에만 허용하던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중복 적용을 재건축에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1종일반주거지역은 4층 이하 높이 규제를 폐지하고 법령에 따른 높이(필로티 포함 시 6층 이하)까지 허용한다. 상한 및 법적상한용적률은 기존 150%→ 200%까지 확대한다. 2종일반주거지는 허용용적률을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확대한다. 기존에 3종일반주거지역과 동일하게 적용해 왔던 준공업지역은 법적상한용적률(400%)까지 완화 받을 수 있게 된다. 소규모정비형 주거환경개선사업(휴먼타운2.0)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는 1단계 종상향 때 10%로 축소한다. 임대주택 및 전략용도시설을 도입하면 상한용적률에 적용되는 건축물의 기부채납 계수를 0.7에서 1.0으로 높인다. 모두 다음달부터 시행 예정이다. 

 ◆공공기여시설 용도는 '사업시행인가' 전으로 미뤄

보행중심 생활공간(열린 공간), 세대 맞춤형 생활환경, 미래 변화 대응 등 주거공간 대개조를 위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을 기존 6가지 → 12가지로 대폭 확대했다. 초고령화에 대응한 돌봄·고령서비스시설을 설치하거나 장애인 등을 위한 무장애건축 인증,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바닥 충격음 성능등급 획득 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친환경 건축물, 장수명주택, 우수디자인·수변친화공간을 조성하거나 공동주택 안전성능(소방·피난) 개선, 저류지 설치, 도심항공교통 시설 등 설치 시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기반시설 입체·복합화를 통해 기부채납 부담을 덜고 주택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공공시설의 용도는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 인가 전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사업 초기 용도를 결정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는 14일간의 재공람 공고를 거쳐 9월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2030 기본계획’ 재정비를 통해 최근 발표된 8.8.주택공급 확대방안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추진 동력이 부족했던 사업장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