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내부고발을 부추키는 법, 그 대책은?

마침 일론 머스크가 사내에 이런 이멜을 뿌렸다. “누구든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보고계통을 떠나 나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다.” 그 말을 믿은 그녀는 일론 머스크에게 직접 이멜을 보내 개선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그 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그녀는 안으로는 유방암과 싸우며, 밖으로는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외롭고도 힘겨운 법적 투쟁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언론에 보도된 Whistleblower즉, 제품의 위험성이나 조직의 부정행위를 제기하다가 해고된 내부고발자의 사례는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Whistleblower가 자신의 소속집단으로부터 해고 또는 기타 보복을 당하는 이유는 비밀유출, 배임, 횡령 등등으로 많다. ‘Whistleblowing(내부고발)’은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아직은 소속집단의 이익을 해치는 ‘배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내부고발자에게도 딜레마로 작용되어 Whistleblowing을 머뭇거리게 할 수도 있다. 외부로 향하기 전에 내부의 절차에 따라 커뮤니케이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직은 최선일 것이다. 따라서 기업마다 내부적 문제 해결 절차를 마련하고, 그에 대한 격려 및 포상을 규정한 CP(준법경영 프로그램; Compliance Program)를 가지는 것은 현명한 조치이다.
그러나 막상 일이 터지면 Whistleblower는 힘없이 당한다. 이런 상황이므로 미국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이미 30여 개나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 연방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는 Whistleblower에 대한 포상 규정을 새로 제정하고, 지난 8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의 골자는, 내부자가 조직의 부정 또는 불법행위를 서면으로 신고하고, 관계 당국의 조사결과 100만 달러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면, 그 과징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Whistleblower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단, Whistleblower는 개인이어야 하며, 그가 제보하는 부정 또는 불법행위 정보는 임원, 파트너, 변호사, 감사인, 수탁자 등의 지위를 가진 자가 그 업무상 알게 된 것은 아니어야 한다. 물론 제보자는 그런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자이어야 하고, 그가 제보한 정보는 이미 공개된 것이 아니고, 순수하게 독립적으로 그의 관찰, 경험, 커뮤니케이션 또는 분석 결과 알아낸 것이어야 포상금을 받을 자격이 생긴다.
이 법은 Pilot Program으로서 3년 간 시행 후 평가하여 더 연장 시키거나 폐지할 수 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동질감 그리고 로열티(Loyalty)가 점점 희박해지는 현대사회의 흐름상 이런 법규는 더 많은 나라에서 채택될 전망이다. 아니 그런 법이 없는 나라의 개인도 그가 속한 조직이 미국에서 영업을 하는 한 미국 정부 기관에 제보하여 얼마든지 포상금을 탈 수 있다. 이미 한국 제일의 자동차메이커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보하여 과징금의 30%인 280억원 규모의 포상금을 받은 것은 유명한 사례이다.
미국에 진출한 한 기업의 책임자로서 일하다 보면 이런 천문학적 숫자의 과징금 케이스나 포상금 입법에 흠칫 놀라게 된다. 물론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에 관련된 모든 법령과 절차를 준수하는 준법경영은 필수이지만, 부지불식 간에 행한 어떤 조치가 장래에 그런 이슈에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매사 신중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봉 몇 백달러 더 준다는 제안만 들어와도 가차없이 이직하는 평범한 미국 직장인에게 과징금 몇 백만 달러의 30%는 로또와 다름없어 매우 유혹적이다.
급격한 정보화 사회에서 개개인은 시간이 갈수록 조직과의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에서 더 미세하게 분화되어 흩어져 나간다. 한 유명한 교수는 사회가 극도로 미세하게 분화되는 것을 ‘나노 사회’ 라 부르고, 어떤 저자는 ‘핵 개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이런 추세가 더욱 심화될수록 Whistleblower 보호 입법 추세는 확산될 것이고 그들을 향한 ‘당근’은 더욱 커질 것이다.
대책은 간단하다. 계약에 따른 미국의 고용관계에서 ‘무한 신뢰’는 없다. 개인의 조직에 대한 의리도 없고 따라서 배신이라는 단어 또한 이런 법 앞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은 오직 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또 일론 머스크처럼 지키지 못할 말은, 비록 ‘사내 한(社內 限)’이라도, 뿌리지 말아야 한다. 만일Whistleblower 가 사내에 먼저 제보한다면 감지덕지 고맙게 여기고 지체없이 조사하고, 바로잡으며 포상해야 한다.
[진의환 매경 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소프트랜더스㈜ 고문/ 전) 현대자동차 중남미권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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