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나서는 이재명 2기, '호남 홀대론' 고심

최고위원 수도권 쏠림 현상…지명직 2인 인선 주목
"중도 확장 중요하지만 전통적 지지층 홀대 인상 위험"

2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당직 인선을 단행하면서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를 갖췄다.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당직 인선을 단행하면서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를 갖춰가는 가운데 관심은 지명직 최고위원에 쏠린다. 당 안팎으로는 신임 최고위원이 영남출신 수도권 현역의원에 쏠린 만큼 호남에 안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광주·전남 지역 안배 요구가 크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호남 인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호남은 당의 정신이자 뿌리"라며 "최근 민심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도부에 전남 지역 인사가 없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도 "동진정책이나 중도확장 전략도 매우 중요하지만 전통적 지지층을 홀대한다는 인상을 주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수석최고위원부터 전현희(서울 중·성동갑)·한준호(경기 고양을)·김병주(경기 남양주을)·이언주(경기 용인정) 최고위원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출신지로 따지면 김민석(경남 사천)·전현희(경남 통영)·김병주(경북 예천)·이언주(부산 영도) 최고위원은 모두 영남 출신이다. 한준호 최고위원이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고등학교 이후 수도권에서 생활했다.

중요도와 무게감을 고려해 3선 현역의원인 서삼석 의원이 거론된다. 호남 대표성을 내세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민형배 의원도 오르내린다. 직전 지도부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송갑석 의원의 사례가 있는 만큼 민 의원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송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계파 안배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등용됐다. 다만 민 의원이 출마 전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당 지도부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인사를 등용해야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당 지도부는 호남 안배에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남을 챙겨야 한다는 의견이 크다"고 전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남은 최우선적인, 저희의 정신적인 바탕이 되는 지역"이라며 호남 안배에 무게를 뒀다. 다만 "당연히 이렇게 인적으로 빠진 부분이 있으면 보강을 할 것"이라면서도 "(인적 보강은) 꼭 지명직 (최고위원)만 있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선출직에서 부족하다거나 보강할 부분들을 먼저 판단한다. 그런 기준들이 지역이 될 수도 있고 계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에 (호남이) 최고위원회 지도부 입성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명하지 않겠냐"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추가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앞서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유임한 데 이어 이날 수석부의장에는 변호사 출신 이정문 의원이 임명됐다. 국세청 차창 출신 임광현 의원과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 안도걸 의원이 각각 상임부의장에 낙점됐다. 전략기획위원회 수석부의장에 정을호·박선민 의원을 발탁하면서 이번에 신설한 당 상황실장도 맡겼다. 최민희 의원이 혼자 맡았던 국민소통위원장은 김현·전용기 의원 2인 체제로 개편됐다. 대외협력위원장에는 김현정 의원을 임명했다.

조직부총장은 기존 황명선 의원이 그대로 이어간다. 정무조정실장도 김우영 의원이 계속 맡기로 했다. 박균택·이용우 의원이 맡았던 당 법률위원장에는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이태형 변호사가 합류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인선 때와 마찬가지로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했다"며 "당직자들은 당 구성원과 활발히 소통해달라는 대표의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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