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보다 무서운 집값…한은, 13회째 금리 '동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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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지만 한국은행은 결국 기준금리를 건드리지는 못했다.
한은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로 묶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 되면서다.
경기 균열 조짐에 미국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은 100%를 기록 중으로 빅컷(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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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성장 딜레마에 일단 관망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지만 한국은행은 결국 기준금리를 건드리지는 못했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역대 최장기간인 1년 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내수 부진 우려에 금리를 시급히 내려야 했지만,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움직이기보다는 우선 관망을 선택하는 '방어 운전'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한은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로 묶었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하 환경은 이미 마련됐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 되면서다. 경기 균열 조짐에 미국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은 100%를 기록 중으로 빅컷(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요인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했고, 원·달러는 1300원대 초반대로 내려왔다. 반면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내수 부진 우려가 높아지며 한은이 금리를 낮춰야할 당위성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금통위가 금리 동결에 나선 주요 배경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꼽힌다. 금리 인하 기대에 너도나도 아파트 투자에 나서며 7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6% 올라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수도권 집값도 0.4% 올라 전월(0.19%)보다 상승세가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4일까지 4조2342억원 늘며, 지난달 증가액(7조660억원)을 위협하고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낮췄다간 한은이 부동산 급등의 '원흉'으로 낙인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최근 이달 초 내놓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9월 초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영향을 비롯해 부동산 열기를 식힐 정부의 새로운 거시 건전성 대책과 이와 관련된 집값 추이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경기에 대한 판단도 시간이 필요하다. 수출과 따로 노는 내수에 온기가 들지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통상 수출 호조는 시차를 두고 내수를 끌어 올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낙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반도체 위주의 수출로 내수로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둔화세에도 완벽하지 않은 물가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지만, 중동리스크에 따른 유가 불안정과 이상 기후에 따른 농산물 물가, 고환율 장기화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은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 역전 차에 대한 우려에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을 보면서 한은은 10월 연내 1회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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