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라힘 스털링은 첼시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났다.
첼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영입생 등번호를 발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온 주앙 펠릭스는 14번을 달게 됐다. 페드로 네투는 19번을 달고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도 소화했는데 7번으로 변경됐다. 기존 7번 스털링은 번호를 잃게 된 것이다.
파국으로 간 첼시, 엔조 마레스카 감독과 스털링의 관계다. 스털링은 리버풀에서 뛸 때 최고의 재능으로 불렸다. 루이스 수아레스, 다니엘 스터리지와 호흡을 하면서 리버풀 공격을 이끌었다. 맨시티로 떠났는데 이적 과정에서 잡음이 많아 리버풀 팬들과 등을 졌다.
맨시티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프리미어리그 최고 윙어로 떠올랐다. 트로피 수집은 물론, 커리어 하이를 찍으면서 전성기를 보냈다. 2017-18시즌 리그에서만 18골 11도움을 기록했고 2018-19시즌 17골 10도움, 2019-20시즌 20골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썼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에 성공했고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우승 1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4회 등도 들어올렸다. 잉글랜드 축구언론인협회 올해의 선수 등도 수상을 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베르나르두 실바, 잭 그릴리쉬, 필 포든 등이 자리를 잡자 스털링 입지는 좁아졌다. 2020-21시즌 10골, 2021-22시즌 13골을 기록하면서 두 자릿수 득점엔 성공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입지를 잃었다. 결국 첼시로 이적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첼시에서 스털링은 공격 중심을 맡는 역할을 했다. 2시즌간 뛰었는데 기복이 심했고 결정력 난조를 보이면서 기대 이하 활약을 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기록은 2022-23시즌 6골 3도움, 2023-24시즌 31경기 8골 4도움이다.
마레스카 감독을 데려온 첼시는 공격진에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추가하려고 한다. 네투에 이어 펠릭스까지 추가됐고 미하일로 무드리크, 노니 마두에케, 콜 팔머 등은 잔류했다. 스털링을 쓸 계획은 없어 보였다. 개막전 맨시티전에 제외가 되자 스털링 측은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냈다. 개막하고 1경기만 명단 제외가 됐는데 성명서를 발표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스털링 대리인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명단 제외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요구했다. 스털링 대리인 측은 "스털링은 첼시와 3년 간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그는 개인 훈련을 위해 2주 일찍 영국으로 돌아왔고, 좋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새로운 감독과 긍정적인 프리시즌을 보냈다. 그는 언제나 첼시 팬들을 위해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주 공식 경기 전 구단의 브리핑에서 스털링이 포함된 것을 감안할 때 맨시티전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스털링과의 미래에 대해 첼시와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구단으로부터 확신을 얻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때까지 우리는 새 시즌을 긍정적으로 시작하려는 스털링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털링 측의 발언을 두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던 마이카 리차즈는 "우리 모두 (명단에서) 빠진 적이 있다. 모두가 성명을 발표하고 싶었다. 스털링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시끄럽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첼시에는 이미 많은 잡음이 있다. 모두가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소유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첼시의 선발 명단을 추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단 주변이 시끄럽다. 경기 전에 그런 발언을 하는 건 좋지 않다. 팀에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제이미 래드냅 또한 "스털링은 그냥 잘하면 된다. 그는 첼시로 온 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는 더 잘해야 한다. 정말 형편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30명의 선수가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 프리시즌에 잘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더 잘하면 되는 것이다. 감독의 의견이 중요하다. 뽑히지 않는다면 다시 훈련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인 앨런 시어러는 "스털링은 모든 프리시즌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을 데려왔기 때문에 다른 팀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첼시에서 스털링이 프로답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상당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첼시 선수들이 불안해하는 첫 사례는 아닐 것이다. 마레스카 감독은 이런 문제를 시즌 내내 해결해야 할 것이다"고 하면서 조언을 하기도 했다.
마레스카 감독과 첼시는 스털링의 행태에 분노한 듯 보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CEL) 스쿼드에서 제외가 됐다. 마레스카 감독은 " 42명의 선수와 함께 일하지 않는다. 21명의 선수와 함께 일한다. 다른 선수들은 따로 훈련하고 있고, 나는 그들을 보지 못한다. (스털링과 벤 칠웰)두 사람의 상황은 매우 명확하다. 우리 선수단은 크고 그들 모두에게 시간을 주는 건 불가능하다. 출전 시간을 찾고 있다면 떠나는 것이 낫다. 맨시티와 개막전 전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털링에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사실상 방출 통보를 했다.
이어 스털링 등번호 7번까지 네투에게 주면서 사실상 스쿼드 내 자리가 없다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스털링에게 굴욕적인 상황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증명하지 못했어도 첼시 공격 주축으로 뛰었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에서 보면 손흥민보다 골이 많을 정도로 족적을 남긴 공격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82경기나 소화했다. 굴욕과 모욕에 가까운 대우를 받으면서 첼시를 떠나라고 내몰린 상황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스털링은 자신이 첼시 계획에 없다는 걸 알게 되자 첼시를 완전히 떠나려고 한다. 구단 훈련이 아닌 별개인 곳에서 훈련을 했고 앞으로 회담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스털링은 유벤투스, 아스톤 빌라 등과 연결되고 있다. 유벤투스의 페데리코 키에사와 트레이드설이 있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