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레전드'도 반했다…LG전자, 미국에서 번돈 이 정도?
SK E&S 프리즘에너지서 3000억 받아
포스코홀딩스·두산밥캣도 2000억 배당
상반기 전체 자본 리쇼어링 규모는 55% 감소
"샤킬 오닐도 이 회사 세탁기도 보고 갔어요."
지난 1월.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홈디포' 라스베이거스지점에 들렀다. 여기 직원 한 명이 갑자기 스마트폰을 꺼내 기자한테 들이밀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샤킬 오닐이 홈디포에 찾아 둘러보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이 같이 말했다.그러면서 홈디포에 특별 진열대에 자리 잡은 LG전자 세탁기를 가리켰다. LG전자 세탁기는 미국의 월풀 등을 밀어내고 명품 전자제품 대열에 진입했다.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LG전자 미국법인은 달러를 두둑이 벌어들이고 있다. 이 미국법인은 올해 처음 본사에 5000억원대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불어닥친 기업의 '자본 리쇼어링(해외법인 자금의 국내 반입)’ 기세가 수그러들었지만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달러 반입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해외법인 등으로부터 1조41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작년 상반기(9759억원)보다 6.7% 늘어난 규모다. 이 회사의 상반기 배당수입 절반은 미국법인(LG Electronics U.S.A)에서 나왔다. 미국법인 배당으로 5354억원을 받았다.
LG전자 미국법인이 배당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법인은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과 기업형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쳐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은 LG전자의 경남 창원 공장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이 지정한 '등대 공장'(제조업 미래를 이끄는 혁신적 공장)이다. 미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조171억원, 순이익 3298억원으로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추진하는 SK E&S도 올 상반기 해외 에너지 트레이딩업체인 프리즘에너지로부터 2932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작년 상반기(1498억원)보다 95.6% 늘어난 규모다.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프리즘에너지는 동티모르 등의 가스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와 SK E&S의 발전자회사에 공급하면서 안정적 매매차익을 얻고 있다. 캐시카우로 꼽히는 프리즘에너지가 앞으로 SK그룹 사업재편 과정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SK온과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리즘에너지 등으로부터 안정적 배당을 받은 SK E&S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재무적 투자자(FI)인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1500억원의 중간배당을 하는 안건을 처리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상반기 세계 최대 철광석 광산인 호주 로이힐로부터 218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3275억원)보다 33.1% 줄었다. 하지만 로이힐은 매년 수천억원 배당을 안겨주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10년 로이힐 운영사인 로이힐홀딩스 지분 12.5%를 약 1조3000억원가량 취득해 3대 주주가 됐다. 포스코홀딩스는 2020년 3분기에 배당금 500억원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모두 1조3000억원의 배당을 받아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바 있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을 추진하는 두산밥캣은 올 상반기 북미법인(Doosan Bobcat North America)에서 1187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작년 상반기(1001억원)보다 18.6% 늘어난 규모다. 지게차와 소형 건설장비(스키드로더)를 판매하는 이 회사의 미국·캐나다 매출 비중은 70% 안팎에 이른다.
캐시카우 해외법인을 둔 대기업들이 올 들어 자본 리쇼어링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기업 전반의 해외자금 반입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이 해외법인에서 받은 배당총액(직접투자 배당소득수입)은 129억2630만달러(약 17조1919억원)로 작년 상반기보다 55.7% 줄었다. 정부가 지난해 기업 해외법인 배당에 이중과세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작년 자본 리쇼어링 규모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기저효과로 자본 리쇼어링 규모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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