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전환의 시대… ‘세상에 없는 기술’로 앞서야 산다[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이용권 기자 2024. 8. 22. 09: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프롤로그
삼성, DS부문 9조9000억 투입
AI가속기용 HBM3E 최초 제작
SK, AI인프라 퍼스트 전략 추진
고용량·초고속·고성능 D램혁신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선도 사활
탄소배출 최소화 위한 R&D 초점
LG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도약
가전 넘어 로봇·전기차충전 투자
그래픽 = 전승훈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등의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존 주력 사업을 새롭게 혁신하고,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지난해까지 주춤했던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주요 신산업이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토대로 앞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구조 전반에 대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까지 그린수소, 생성형 AI, 서비스로봇, AI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신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신산업은 친환경정책, 디지털전환(DX) 확산 등으로 3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AI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 등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전기차, 탄소섬유, 스마트홈 분야 또한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앞으로 예상되는 고성장 산업 분야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사업 혁신과 초격차 신기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첨단 신기술 개발에 전력 = 삼성전자는 31년간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해 온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의 역량을 살려 ‘초격차’ 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반도체(DS) 부문에만 지난 2분기 첨단공정 증설·전환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체 시설 투자 규모의 80% 이상에 달하는 약 9조9000억 원이 투입됐다. 메모리에선 최고급 AI 가속기에 탑재될 고대역폭메모리(HBM)3E(12단)를 업계 최초로 제작, 올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6세대인 HBM4 개발을 진행 중이다. 파운드리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지만, 되레 내년 업계 1위 달성을 목표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7년까지 전장용 차세대 핵심 반도체인 5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내장형(e)M램 개발을 통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위기 때마다 한발 앞서 투자하는 ‘역발상’이 삼성 반도체 초격차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AI의 전례 없는 확산에 맞춰 AI 인프라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글로벌 고객의 다변화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며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 AI 응용 확산에 맞춰 D램에서는 초고용량 제품(DDR5)과 초고속 제품(LPDDR5X, LPDDR5T)을 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고용량 서버용 모듈(MCR 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LPCAMM2)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온디바이스 AI 제품에 탑재될 업계 최고 성능의 제품인 스마트폰용 ZUFS 4.0과 8채널 PCIe 5세대 AI PC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PCB01’을 개발했다. 또 AI 시대에 특화된 프로세싱 인메모리(PIM),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혁신도 지속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구현된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제품인 GDDR7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브랜드 비전을 내놓으며 인류의 이동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환경보호와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자동차 제조 공정 가운데 에너지 소비량 40%를 차지하는 차체 도장 공정을 없앤 ‘무도장 복합재 성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플라스틱 복합재를 활용해 별도 도장 작업 없이 차량 외관 부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대차는 또 고온에서 도료를 단단하게 굳히는 ‘경화 공정’을 저온에서 할 수 있는 도료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공장에 확대 적용을 추진 중이다.

◇기존 사업은 영역 확장 및 진화 중 = LG전자는 ‘백색가전’ 명가를 뛰어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장기 사업 전략인 ‘2030 미래비전’에 맞춰 가전·TV 등 주력 부문 외 자동차부품과 냉난방 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기업 간 거래(B2B)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한 데이터센터 냉각시설인 HVAC 칠러 사업을 필두로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 기술 개발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유망 신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Hydrogen Reduction)를 자체 개발하며 원가 절감, 경쟁력 있는 철강 제품 생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유동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 가열한 수소와 반응시켜 고체 형태의 철로 생산한 다음 전기용융로(ESF)에서 녹여 쇳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의 제철소에서 환원제로 쓴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한 만큼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고, 해외에서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공법 대비 저가 원료 사용이 용이해 원가 경쟁력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기존 사업 재정비와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 식품 사업군은 글로벌 사업과 헬스앤드웰니스 신시장 영역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빼빼로’,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레쓰비’ 등 메가 브랜드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제로’ 제품군을 포함해 식물성 제과 브랜드 ‘Joee(조이)’ ‘이지프로틴’ 등 건강기능식품과 건강 지향 일반식품의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 유통 사업군도 지난해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필두로 동남아에서 흑자 전환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동남아에서 쇼핑몰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용권·김성훈·이근홍·김호준 기자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