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화성·섬세한 기교… 피아노 잠재력 극한까지 끌어올려 [이 남자의 클래식]

2024. 8.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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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베토벤이 음악사에 있어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됐지만, 다른 한편 그를 물심양면으로 묵묵히, 존경과 헌신으로 도왔던 후원자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인구 10만 명인 독일의 작은 도시 본, 약관의 청년 베토벤에게서 남다른 재능과 가능성을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독일의 귀족 페르디난트 폰 발트슈타인(Ferdinand von Waldstein·1762∼1823) 백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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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베토벤 소나타 ‘발트슈타인’
후원자 발트슈타인에 헌정
폭발적 사운드·극적 효과에
중기 소나타중 가장 빼어나

“사랑하는 베토벤, 이제 빈으로 가서 꿈을 펼치게나. 빈은 모차르트의 창조적 정신을 그리워하며 여전히 그의 죽음을 슬피 애도하고 있다네. 천재의 영혼은 잠시 하이든에게 내려앉아 그의 곁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자네는 쉼 없이 노력해 하이든으로부터 천재의 영혼을 물려받아야만 하네.” -1792년 고향을 떠나 빈으로 향하는 베토벤에게 발트슈타인이

악성 베토벤이 음악사에 있어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됐지만, 다른 한편 그를 물심양면으로 묵묵히, 존경과 헌신으로 도왔던 후원자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인구 10만 명인 독일의 작은 도시 본, 약관의 청년 베토벤에게서 남다른 재능과 가능성을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독일의 귀족 페르디난트 폰 발트슈타인(Ferdinand von Waldstein·1762∼1823) 백작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790년쯤 독일 본의 독서모임(Lesegesellschaft)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베토벤에게서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에 비견할 만한 비범한 재능을 발견했다. 발트슈타인이 지지자이자 후원자로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학교에서 정규교육(11세 무렵 중퇴)을 제대로 받지 못한 베토벤에게 본 대학에서 몇 개의 과목을 청강생의 자격으로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대학에서 베토벤이 무슨 과목을 들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이때의 학업이 훗날 베토벤 예술세계의 바탕이 돼 줄 정신적 사상과 철학,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발트슈타인이 그다음으로 한 일은 더 의미가 크다. 당대 유럽 최고의 음악가였던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Joseph Haydn·1732∼1809)에게 베토벤을 소개시켜준 일이다. 그는 베토벤에게 높은 수준의 음악교육과 함께 가장 고결한 취향을 에스테르하지의 궁정악장인 하이든으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직접 추천서를 써줬다. 또 빈에서 베토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주선해 주기도 했다. 이는 발트슈타인 자신이 피아니스트이자 뛰어난 안목을 지닌 열렬한 음악애호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

전체 3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1803년 작곡에 착수해 1804년 완성했다. 작품의 출판은 그 이듬해인 1805년 5월에 이뤄졌으며 그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후원자인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헌정됐다.

전체 3악장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은 베토벤 음악의 중기시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17번 ‘템페스트’, 23번 ‘열정’과 함께 베토벤의 중기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폭발적인 사운드와 극적 효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담한 화성과 훨씬 웅장해진 규모, 또 기교적인 피아니즘이 등장하며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진일보한 작곡기법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의 출판 당시 제목을 ‘대 소나타’로 붙여 놓았을 만큼 내용과 형식, 또 규모 면에 있어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작품을 창작하고자 했던 베토벤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피아노라는 악기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혁명적인 작품으로 독일의 비평가 빌헬름 폰 렌츠는 그 가치를 ‘영웅 교향곡(에로이카)’에 빗대 ‘피아노를 위한 에로이카 교향곡’이라고 평한 바 있다.

‘발트슈타인’이란 제목은 베토벤 스스로가 붙인 것은 아니지만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헌정된 사실을 기려 ‘발트슈타인’이란 부제로 널리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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