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대 졸업생은 경력같은 신입”… 기업이 반했다

김창희 기자 2024. 8.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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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한국기술교육대
3~4학년 학생 기업 현장실습
실무 익히면서 전공능력 강화
지역 기업 채용으로도 이어져
“수도권 출신보다 실력 뛰어나”
취업률 80%로 전국 최상위권
유길상 총장 “융합인재 육성”
한국기술교육대 학생들이 프로젝트 중심의 실무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한기대 제공

천안=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출신 재직자가 30여 명 되는데, 지역 내 타 대학 출신자들뿐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인재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인재들입니다. 특히 프로젝트 중심 실무형 인재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충남 천안에 소재한 반도체 소재 중견기업 엠이엠씨코리아 HR 개발실 안준경 수석의 말이다. 그는 “인력의 장기 정착의 어려움을 겪는 지방소재 중견기업 입장에서 한기대 출신 재직자들은 회사 발전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21일 한기대에 따르면 이 대학 취업률은 전국 최상위권을 자랑한다. 2022년 말 기준 취업률은 80.3%로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 500∼1000명 기준) 중 2위다. 졸업생의 대기업 및 공공기관 취업률이 같은 해 기준 42.1%에 달하는 등 취업의 질도 매우 높은 편이다.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한기대 취업률 고공행진의 비결은 △이론과 실습 5 대 5 비율의 교육과정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 및 산업현장 중심 커리큘럼 △24시간 랩실 개방 △산업체 경력 3년 이상의 교수 채용 등 ‘특성화된 공학교육모델’ △교과과정 일부를 산업체 현장에서 이수하도록 하는 현장실습제도 등에 있다.

취업률 향상을 위한 노력은 다각도로 진행된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ASML 등 15개 대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철도공사 등 5개 공기업,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직업훈련기관을 포함해 총 25개 기관에서 근무하는 40여 명의 졸업생을 초청, ‘졸업동문 멘토링 박람회’를 개최해 재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기대는 매년 이러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기술교육대 다담미래학습관 전경.

한기대 인재들이 지역사회에 취업해서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노력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역 우수기업 인사담당자 초청 교류회, 주기적인 간담회 개최 등 취업·산학협력 등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며 우수 인재 정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한기대 취업자의 충남지역 취업률은 24.5%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했고, 장기적으로는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기대의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 제도는 기업들이 격찬하는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고학년 청년인재를 실습생으로 활용하고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안정적인 우수인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충남 아산에 소재한 장비개발 및 제조 중견기업 에스엔유프리시젼㈜의 곽병래 수석부장은 “최근 수년간 12명의 학생을 IPP 실습생으로 받아 6개월간의 실습 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면서 “종합적 특징을 본다면 한기대 학생들은 업무를 배우려는 적극적인 마인드와 협조성이 강하고, 현장 문제 해결에서도 정규직 직원 못지않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8명의 IPP 학생을 활용하고 있다.

‘현장 실무형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한기대는 북미 등 선진 외국에서 탄생한 코업(Co-op·산학협동교육)을 한국 대학문화에 맞게 벤치마킹해 2012년부터 IPP 제도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IPP는 3∼4학년 학생들이 대학과 협약을 맺은 국내외 대·중견기업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에서 4∼6개월간 현장실무를 익히며 전공 능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이수하고, 기업으로부터 실습지원비(보수)도 받음에 따라 ‘전공실무능력+학점+경제적 혜택’ 등 ‘1석 3조’의 역할을 한다.

한기대는 매년 400명을 훨씬 웃도는 학생들이 IPP에 참여한다. 2020년 323명, 2021년 410명, 2022년 392명, 2023년 406명에 이어, 올해는 무려 450명의 학생이 IPP에 참여하는 역대 최고의 참여율을 보였다. 연간 900명 졸업생 규모의 절반이 IPP에 참여하는 셈이다. 3∼4학년 재학생 대비 IPP 참여 학생 비율은 국내 대학 중 단연 최고다. IPP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미참여 학생보다 6.4%포인트 높은 84.5%(대학정보공시 기준)로 매년 전국 최상위권 취업률을 자랑하는 한기대의 취업률 증가를 견인한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기대 졸업생을 ‘경력직 같은 신입’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실무 중심의 특성화 교육과 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체험 및 봉사 프로그램, 그리고 장기현장실습 프로그램 등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모델이 원동력”이라며 “최첨단 실습 및 교육시설인 다담미래학습관 등에서의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미래 신기술 분야 창의 융합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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