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냐 묻자 "저도 모른다"던 승무원…KTX 안에 갇혔던 6시간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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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KTX 열차 안에 갇힌 6시간... '개통 20주년'의 민낯 휴가철 주말이었던 지난 18일 오후 4시 38분쯤 동대구역에서 경주역으로 달리던 KTX 산천 열차가 궤도를 갑자기 이탈했습니다.
제 앞좌석의 한 승객은 승무원에게 "지금 우리 열차 안전에는 문제가 없냐"고 물었는데, "그건 저도 모른다"고 답하던 승무원의 모습은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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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 취파] 귀에 쏙! 귀로 듣는 취재파일
휴가철 주말이었던 지난 18일 오후 4시 38분쯤 동대구역에서 경주역으로 달리던 KTX 산천 열차가 궤도를 갑자기 이탈했습니다.
주말을 맞아 아이와 본가에 갔던 저는 울산역에서 4시 52분 KTX 열차에 탑승했는데, 열차를 타기 직전까지도 이런 상황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선로를 관리하던 승무원 무전기에서 '열차가 서행 운행 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왔지만, 공식 안내방송이 없어 대기하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넘게 울산역에서 출발도 못 한 KTX 열차 안에서 기다렸을까요. '사고 수습'으로 지체 중이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가까스로 출발한 열차는 10분쯤 가서 경주역에서 다시 멈췄습니다.
다음 열차편을 기다렸던 승객들이 추가로 올라타면서 객실 안과 통로는 입석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고요. 제가 있던 칸은 영유아를 동반한 승객이 많았던 8호차였는데 서서 가는 어린이들과 아기를 안은 채 서서 가는 승객들도 많았습니다.
불만이 나올 법도 한데 차분히 기다리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경주역에서 멈춰있는 시간이 1시간쯤 지나자 '얼마나 지연되는지', '언제쯤 출발할 수 있는지' 안내받지 못하는 상황에 조금씩 화를 내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열차 내 화면에는 "궤도 이탈 사고로 최대 80분 정도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코레일 측 해명이 담긴 뉴스가 나오고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이미 예정 도착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전체 여정의 반의반도 오지 못한 채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1호차에서 18호차까지 1천여 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승객을 담당하는 직원은 열차팀장 1명과 승무원 2명뿐이었습니다. 식사 시간이 지난 터라 "물도 안 주냐"고 항의하는 승객들도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그제야 승무원이 전 고객들에게 300ml 생수를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실제로 열차가 탈선했거나 추돌하는 등의 대형 사고가 났다면 이렇게 적은 인력으로 대처가 가능할까 궁금했습니다.
제 앞좌석의 한 승객은 승무원에게 "지금 우리 열차 안전에는 문제가 없냐"고 물었는데, "그건 저도 모른다"고 답하던 승무원의 모습은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했습니다.
현재 KTX 승객의 안전을 챙기도록 지정된 담당자는 코레일 정규직인 열차팀장 1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승무원 2명은 모두 코레일 자회사인 'KTX 관광개발' 소속입니다.
앞서 2004년 KTX 비정규직 사태 당시 코레일이 '계약직 2년 근무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이들을 모두 자회사로 넘겼고, 그로 인해 KTX 승무원들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지 않고 서비스 업무만 수행하도록 했다는 지적이 KTX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고용 형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1천 명이 넘는 승객이 타는 열차에 승무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음에도 현실은 그대로라는 점은 곱씹어볼 부분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아이와 KTX 열차 안에 갇힌 6시간... '개통 20주년'의 민낯
주말을 맞아 아이와 본가에 갔던 저는 울산역에서 4시 52분 KTX 열차에 탑승했는데, 열차를 타기 직전까지도 이런 상황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선로를 관리하던 승무원 무전기에서 '열차가 서행 운행 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왔지만, 공식 안내방송이 없어 대기하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넘게 울산역에서 출발도 못 한 KTX 열차 안에서 기다렸을까요. '사고 수습'으로 지체 중이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가까스로 출발한 열차는 10분쯤 가서 경주역에서 다시 멈췄습니다.
다음 열차편을 기다렸던 승객들이 추가로 올라타면서 객실 안과 통로는 입석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고요. 제가 있던 칸은 영유아를 동반한 승객이 많았던 8호차였는데 서서 가는 어린이들과 아기를 안은 채 서서 가는 승객들도 많았습니다.
불만이 나올 법도 한데 차분히 기다리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경주역에서 멈춰있는 시간이 1시간쯤 지나자 '얼마나 지연되는지', '언제쯤 출발할 수 있는지' 안내받지 못하는 상황에 조금씩 화를 내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열차 내 화면에는 "궤도 이탈 사고로 최대 80분 정도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코레일 측 해명이 담긴 뉴스가 나오고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이미 예정 도착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전체 여정의 반의반도 오지 못한 채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1호차에서 18호차까지 1천여 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승객을 담당하는 직원은 열차팀장 1명과 승무원 2명뿐이었습니다. 식사 시간이 지난 터라 "물도 안 주냐"고 항의하는 승객들도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그제야 승무원이 전 고객들에게 300ml 생수를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실제로 열차가 탈선했거나 추돌하는 등의 대형 사고가 났다면 이렇게 적은 인력으로 대처가 가능할까 궁금했습니다.
제 앞좌석의 한 승객은 승무원에게 "지금 우리 열차 안전에는 문제가 없냐"고 물었는데, "그건 저도 모른다"고 답하던 승무원의 모습은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했습니다.
현재 KTX 승객의 안전을 챙기도록 지정된 담당자는 코레일 정규직인 열차팀장 1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승무원 2명은 모두 코레일 자회사인 'KTX 관광개발' 소속입니다.
앞서 2004년 KTX 비정규직 사태 당시 코레일이 '계약직 2년 근무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이들을 모두 자회사로 넘겼고, 그로 인해 KTX 승무원들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지 않고 서비스 업무만 수행하도록 했다는 지적이 KTX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고용 형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1천 명이 넘는 승객이 타는 열차에 승무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음에도 현실은 그대로라는 점은 곱씹어볼 부분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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