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재개발, 임대주택 비중줄이고 용적률 높여 '사업성' ↑…"주택공급 확대"

김평화 기자 2024. 8. 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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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임대주택 비중을 줄이고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택공급 확대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환경정비사업 부문)' 재정비(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기본계획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주택공급 △도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주거공간 대개조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정비사업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았다.

기존 '2025 기본계획'에는 경직된 용적률·높이 계획, 정비사업 대상지 축소방안 등 내용이 있다. 최근 주택경기 변화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보행일상권·녹지생태도심 조성 목표 등 최신 사회·제도적 변화를 능동적으로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 재정비를 통해 보다 유연하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8·8 주택공급 확대방안' 내용(정비사업 사업성 개선 및 사업속도 제고 등)도 이번 재정비안에 담겼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는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율 완화, 통합심의 활성화 등을 9월에 시행키로 했다.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주택공급 확대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개선해 안정적인 주택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하고 현황용적률을 인정한다. 1·2종 일반주거지역 및 준공업지역 등의 용적률 기준을 완화한다. 공공기여율도 완화한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단지 또는 지역 간 사업성 편차를 줄이고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해 지가뿐 아니라 단지 규모와 세대밀도 등을 고려해 '허용용적률'에 보정계수를 최대 2.0까지 적용(재개발은 지가만 고려)해 주는 제도다. 시는 현재 20% 수준인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범위'를 최대 40%까지 늘려 사업성을 보전해 줄 계획이다.

사업성에 직결되는 '분양가격'이 지가에 비례함을 고려해 지가가 낮을수록 보정계수를 높게 산정, 사업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재건축의 경우에는 지가가 낮을수록, 단지 면적이 작을수록, 단위면적당 기존 세대수가 많을수록 높게 산정된다. 예컨대 '기준용적률 210%에 허용용적률 20%'인 3종 지역에 최대 2.0을 적용하면 허용용적률이 40%로 올라 분양주택이 최대 10%포인트(분양 275%·임대 25%→ 분양 285%·임대 15%) 늘어나 사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현행 조례나 허용용적률을 초과해 건축돼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나 지역에는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재개발) 또는 허용용적률(재건축)로 인정하는 등의 방안으로 사업성을 최대한 보전해 준다. '재개발'은 1종 또는 2종일반주거지역 내 조례용적률(1종 150%, 2종 200%)을 초과하는 건축물의 대지면적 비율에 따라 최대 법적상한용적률까지 기준용적률로 인정한다.

'재건축'은 현재 단지 현황용적률이 허용용적률보다 높은 경우에도 일반적인 용적률 체계에 따라 기준용적률부터 시작, 허용용적률 이상은 '공공기여'를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재건축 과밀단지는 현황용적률까지 공공기여 없이 온전히 확보 가능해진다. 서울 시내에는 2004년 종세분화 이전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범위(최대 400%) 내에서 건립됐지만 관련 제도 변경으로 현행 용적률 기준을 초과하는 과밀 노후단지가 149개(8만7000세대) 있다. 이번 기본계획 재정비로 이러한 단지가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재개발에만 허용하던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중복 적용을 재건축에도 일부 허용키로 했다. 재건축 과밀단지와 일반단지와의 형평성 및 실질적인 사업성 개선효과 등을 고려해서다. 현황용적률을 인정받은 과밀단지도 일반단지의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량(최대 20%p)만큼은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사업성이 낮은 단지의 경우 허용용적률이 최대 현황용적률보다 20% 더 높게 결정될 수 있게 했다.

또 열악한 1·2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과 높이 기준을 완화하고, 기존에 주거가 밀집된 준공업지역의 주거환경 개선 및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용적률을 완화한다. '1종일반주거지역'은 4층 이하 높이 규제를 폐지하고 법령에 따른 높이(필로티 포함 시 6층 이하)까지 허용하며, 상한 및 법적상한용적률을 기존 150%→200%까지 확대한다.

그간 10%p 였던 '2종일반주거지역' 허용용적률은 20%p로 확대하고, 기존에 3종일반주거지역과 동일하게 적용해 왔던 준공업지역은 법적상한용적률(400%)까지 완화 받을 수 있게 된다.

공공기여 관련, 용도지역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가 과도하지 않도록 1단계 종상향 시 공공기여 비율을 '10%'로 축소하고, 임대주택 및 전략용도시설을 도입하는 경우 상한용적률에 적용되는 건축물의 기부채납 계수를 0.7에서 1.0으로 높여 사업추진 여건을 개선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각종 규제, 주민 반대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개발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소규모정비형 주거환경개선사업(휴먼타운 2.0)을 추진한다. 공공지원 확대, 인센티브 연계로 양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휴먼타운 2.0'은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택 밀집 지역에 개별건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도시형생활주택 등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비(非)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특별건축구역·건축협정 집중구역·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을 통한 용적률·건폐율 등 건축기준 완화 △전문가 컨설팅 지원(휴머네이터) △건축주의 사업비 부담 경감을 위해 사업비 30억원까지 대출이자의 최대 3% 지원 및 세제 감면 등 금융지원 △도로·공영주차장 등 주민 생활편의 기반시설 확충 등 주거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비사업'을 통해 도시 매력을 극대화하여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공공성도 함께 확보하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했다. 보행중심 생활공간(열린 공간), 세대 맞춤형 생활환경, 미래 변화 대응 등 주거공간 대개조를 위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을 기존 6가지에서 12가지로 대폭 확대했다. 미래세대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환경친화적 아파트 단지를 조성한다. 상한용적률에 친환경을 적용할 경우에는 지가를 반영해 최대 2배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는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수정가결 내용을 반영해 14일간의 재공람 공고를 거쳐 9월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2030 기본계획' 재정비를 통해 최근 발표된 '8·8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서울시가 앞장서 추진하면서, 열악한 노후주거지의 정비여건도 대폭 개선하고 그동안 사업추진 동력이 부족했던 사업장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본계획 재정비 이후에도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손질, 발굴해 시민의 주거 안정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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