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뼛속까지 도시남 신스틸러 윤병희

윤혜진 객원기자 2024. 8.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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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에 이어 ‘낮과 밤이 다른 그녀’까지 윤병희가 법조계 역할만 맡았다 하면 작품이 대박 난다. 진지한 극에 숨구멍이 되어주는 유쾌한 신스틸러 윤병희를 만났다. 

알고 보면 뼛속까지 ‘도시남’ 신스틸러 윤병희
배우에게 캐릭터는 옷과 같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결정된다. 2007년 연극 '시련’으로 연기를 시작한 윤병희는 2017년 영화 '범죄도시’의 휘발유 역할로 대중에게 처음 각인이 됐다. 그 후 '미스터 션샤인’ '스토브리그’ '악의 꽃’ 등을 거쳐 2021년 드라마 '빈센조’에서 드디어 딱 맞는 옷을 찾았다. '변호사녬’ 송중기와의 찰떡 호흡은 윤병희에게 생애 첫 연기상인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APAN Star Awards) 남자연기상을 안겼다.

방영 기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에 머무르며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윤병희에게 거의 맞춤 정장급이었다. 이 작품에서 윤병희는 주병덕 수사관 역할을 맡아 계지웅(최진혁) 검사, 시니어 인턴 임순(이정은)과 '사무실 트리오’로 활약하는 한편 여주인공 이미진(정은지)의 단짝 도가영(김아영)과 러브라인까지 형성했다. 선공개 영상마다 거의 윤병희 출연 장면이 올라왔을 만큼 조연을 넘어 주연급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캐릭터를 벗고 좋아하는 빈티지 옷을 입은 실제 윤병희는 또 다르다. 일단 동갑내기 아내와의 사이에 13세 딸과 11세 아들을 둔 자상한 아빠다. 또 교육자 집안에서 위로 누나만 셋인 소중한 막내아들이자 태어나 쭉 서울 강남구에서 살아온 뼛속까지 도시 남자. 디저트와 떡볶이를 좋아하는 섬세한 '맛잘알’이기도 하다. 긴장할 때면 MC 스나이퍼의 'Gloomy Sunday’를 틀어놓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엉뚱한 면도 지녔다.

드라마 종영 후 일주일이 지난 8월 중순 스튜디오에서 만난 윤병희는 캐주얼한 평소 모습과는 또 다른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꾸민)’ 스타일로 나타났다. 단정한 셔츠와 니트에 발랄한 무드를 더한 무릎길이 반바지, 포인트가 되는 색깔 양말이 제법 잘 어울렸다. 윤병희에게 "오늘도 'Gloomy Sunday’를 듣고 왔느냐"고 묻자 "마음의 여유가 생겨 요즘은 듣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며 웃었다. 윤병희는 바로 연이어 코믹 액션 영화 '필사의 추격’으로 관객을 만난다. 까도 까도 반전 매력이 넘치는, 오늘과 내일이 계속 다른 남자다.

지푸라기 사무장에서 검사실 수사관으로 업그레이드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수사관 역을 맡은 윤병희.
‘빈센조’ 종영 후 3만 명을 넘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오늘 아침에 보니 9만6000명이더라고요. 이러다 떡볶이집 탐방을 편하게 못 다니게 되면 어쩌죠.
그런 거 크게 의식 안 하고 다녀서 괜찮아요. 오히려 알아봐 주시면 감사하죠. 예전에는 '어디서 봤어요’였는데 요즘은 이름을 불러주는 경우가 확실히 예전보다 많아져서 그때마다 감동하곤 해요(웃음).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감독님께서 함께하고 싶다고 대본을 보내주셨어요. "주병덕이란 역할이 대사도 많고 쉽지 않은 역할인데 병희 씨가 해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고 나중에 얘기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빈센조’도 오디션으로 합류했고, 그 이후에도 오디션이 좀 있긴 했는데 이제는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좀 늘었어요.

믿고 맡길 만도 한 게, 이번 작품에서 여러 배우와 다양한 조합으로 케미를 선보이더라고요. 누구든 호흡이 맞는 비결이 뭔가요.
주병덕 이 친구가 참 바쁜 친구였어요. 수사관인데 독특하고 엉뚱한 면이 있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단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특히 최진혁 배우와 이정은 선배님과 저, 셋이 촬영할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찍었어요. 웃음바다인 적도 많았고요. 초반에는 그렇게 사무실 신이 많다가 수사관으로서 만나는 사람이 늘면 거기서 또 새로운 에너지에 맞춰 즐겁게 촬영했어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드디어 쌍방 러브라인에 성공했죠.
이 자리를 빌려 아영 씨에게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하하. 사실 작품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감독님과 작가님의 아이디어로 러브라인이 생겼어요. 감독님이 시야가 진짜 넓으세요. 주병덕은 계지웅 검사와 임순과 케미가 있고, 가영이는 미진이와 케미가 있잖아요. 각각의 케미가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또 어떨까, 궁금증이 있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처음에는 감독님 얘기 듣고 놀랐어요.

아내에게 러브라인이 생겼다는 얘기를 했을 때 어떤 반응이었나요.
생각보다 크게 동요하지 않더라고요. "상대 배우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되니 잘해야 한다, 한 그림으로 나오려면 관리해라" 등 조언과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그러고 보면 사무장, 수사관 등 유독 법조계 역할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이번 대본을 받고 '빈센조’ 때 생각이 좀 많이 났어요. 아무래도 변호사 사무실이냐, 검사 사무실이냐 차이지 예전 작품 속 제 포지션이 좀 떠올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른 사람이고 다른 작품인데 시청자들에게 예전 모습이 비친다면 몰입에 방해가 될 테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수사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브리핑하는 장면을 신경 썼어요. 어쨌든 수사관이란 직책이기 때문에 마냥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 수사할 때는 제대로 하는 온도차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쉽지 않은 역할인데 잘해냈나 봐요. 특히 상대역으로 '웃참’ 하느라 힘들었을 최진혁 씨가 "윤병희 배우는 '동물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칭찬했어요,
진혁 배우가 고생을 많이 하긴 했는데, 일단 진혁 배우도 웃음이 많은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예요. 기존 작품들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소프트한 면도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진혁 배우도 '웃참’ 하느라 힘들었지만 저도 정말 힘들었어요. 저도 진혁 배우에게 "나는 현장에서 누구 때문에 이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참 많이 웃었다"고 얘기했을 만큼 재미있었어요.

어떤 장면들이 애드리브로 완성된 컷인가요.
정말 많아요. 가끔 추가 촬영할 때가 있잖아요. 그럼 대본에 (병덕이가 알아서 하는 걸로) (뭔가 자랑하는 듯한 느낌으로) 정도만 적혀 있어요. 그러면 제가 말이나 행동으로 애드리브를 하고 상대 배우가 그걸 가지고 또 상호작용을 잘해주니 저도 자연스럽게 툭 나오고 그랬죠. 무엇보다 스태프가 다 받아줬어요. 리허설과 달리 저도 모르게 동선이 바뀔 때가 있잖아요. 한번은 제가 대사 없이 서 있는 장면인데, 동시녹음팀 기사님이 무전 마이크로 "병덕이 위에는 항상 마이크를 대고 있으라"고 지시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마이크 들고 있는 스태프에게 이번에는 진짜 대사 안 하니까 팔 내리고 쉬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애드리브 성공 타율이 좋다 보면 제작진의 기대치가 커지잖아요.‌
갑자기 현장에서 순간적인 대사를 만들어야 할 때 '뭔가 하나 해주겠지’ 그런 눈빛으로 저를 봐주시기도 하는데, 저도 생각이 잘 안 떠오를 때가 있죠. 그럴 때 좀 많이 죄스럽고 그렇습니다(웃음). 사실 최진혁 배우가 말했던 '동물적인 연기’라는 칭찬이 어떻게 보면 상대 배우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해요. 이번 작품의 경우 대사량이 많았는데, 대사만 따라가다 보면 놓치는 게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순간적으로 집중해 찾아내려고 했고, 감독님 스타일도 테이크를 좀 길게 가져가는 편이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본에 충실해야 할 때는 대본에 충실해야죠.

대표 이미지로 코믹과 악역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떤 쪽을 택할 건가요.
꼭 둘 중에서 택해야 하나요? 그럼 밝은 이미지를 하겠습니다. 왜냐면 아빠가 무서운 역할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좀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는 악한 캐릭터도 많은데 둘 중에 고르라면 그래도 대중에게 편안한, 밝은 이미지가 좋겠죠.

지금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아빠 드라마가 좋은 성적을 거둬서 친구들 앞에 서면 어깨가 으쓱하겠어요.
아이들은 절대로 어디 가서 먼저 제 얘기를 하지 않아요. 간혹 엄마를 통해 알게 된 친구가 제 이야기를 꺼내기도 해서 걱정이 돼 아이들에게 물어봤거든요. 그럴 때면 아빠에 대해 좋은 얘기를 해줘서 자기는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제 연기 모니터링도 열심히 해요. 그런데 저를 배려해서 "아빠, 지금 뭐 나오더라. 좋더라" 정도만 얘기하고 깊게는 말하질 않아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제가 더 잘해나가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 윤병희. 그는 "인터뷰가 끝나면 아이들과 아이스쇼를 보러 갈 예정"이라며 "방학 때 아이들은 집에만 있기 싫고, 집에서는 삼시 세끼 밥해 먹이기도 힘드니까 어디든 데리고 나가줘야 서로 편하다"는 프로 아빠의 면모를 보였다.

‘빈센조’ 때까지 알바 병행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예전 기사를 보니 안 해본 아르바이트 찾는 게 더 빠를 거라고 했더군요.
그 말을 하고 많이 후회했어요. 고생을 많이 했단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거든요. 꿈을 좇다 보면 배우들에게 아르바이트는 당연한 일이에요. 오히려 연기할 때 좋은 자양분이 되기도 하고요. 다만 제가 가장이다 보니 아르바이트의 목적이 조금 다르잖아요. 그럴 때 가끔 오는 서글픔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을 뿐이죠.

요 몇 년 사이에는 참여한 작품 수가 많아서 아르바이트를 안 한 지 꽤 됐겠어요.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어요. '빈센조’ 때도 아르바이트하면서 촬영했고, 그 이후에도 가끔 배우 지망생을 대상으로 연기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오래는 못 했어요. 그 친구들도 저처럼 생활 전선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시간 쪼개서 배우는 건데, 제 스케줄에 맞춰 수업 시간을 바꾸는 게 미안하더라고요. 연기 지도는 결국 그만두고 그 이후론 가끔 탁송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빈센조’가 2021년 작품이잖아요. 아내가 긴 시간을 견뎌줬네요.
말도 못 하게 고맙죠. 불투명한 미래를 지닌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게 어디 쉬웠겠어요. 울컥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아내한테 혼납니다(웃음). 아내는 저한테 어디 가서 힘들었던 티를 내지 말라고 해요. 대단하죠. 그래서 아내를 호강시켜주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배우로 잘됐으면 해요.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라, 아내가 제 꿈을 믿고 응원해준 거잖아요. 아내의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났나요. 예능에서 보니 서로 이름으로 부르던데요.
동네 친구들 만나는 캐주얼한 자리에서 처음 봤어요. 당시 아내가 중학교 때 캐나다에 이민 갔다가 돌아와서 친구가 별로 없었거든요. 제 친구가 동갑내기들끼리 친구 하라며 소개해줬어요. 그렇게 알고 지내다가 3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지금도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어요. 같이 산책도 하고, 무얼 하든 아내와 있으면 편하고 좋아요.

자상한 남편이네요. 반전 매력이 많은 것 같아요. 가장 큰 반전은 감각적인 일상 패션이고요. SNS에서 반응이 좋더군요.
예전에 옷 많이 좋아했죠. 패션도 저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서 학창 시절에는 서점 가서 'non-no(논노)’ 같은 외국 잡지도 보고 빈티지 옷도 많이 사 입었어요. 제 옛날 사진들 보면서 혀를 찹니다. 하하. 지금은 많이 얌전해진 거예요. 아내는 아직도 아니라고 하지만요.

반전 매력과 센스를 이대로 묵혀두긴 아쉬운데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요.
예능이란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쿵닥쿵닥 뛰어요. 물론 좋은 기회가 온다면 인사드릴 수 있겠지만, 지금은 연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가 저한테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생각보다 재미없어요(웃음). 옷도 잘 보면 그 옷이 그 옷이에요.

재미없다기엔 차기작 '필사의 추격’도 코미디 영화인데요. '낙지’란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해산물을 연기한 건 아니고요. 희대의 사기꾼 옆에서 조력하는 '낙지’라는 이름의 인물이에요. '필사의 추격’ 감독님이 연출부 막내일 때 저는 배우 막내로 만나 오래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인데, 그냥 낙지가 떠올랐대요. 낙지의 외형적인 부분이나 흐물흐물한 움직임과 저는 전혀 연관이 없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하하. '필사의 추격’ 외 앞으로 몇 작품이 더 대기 중인가요.
곧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이 있고, 공개할 순 없지만 얘기를 나누는 중인 작품도 있어요. 아, 찍어둔 영화가 하나 있긴 한데 아직 오픈되지 않아서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이 정도면 작년, 재작년보다는 출연 작품 수 자체는 조금 줄어든 거네요.
예전에는 작은 분량으로 요만큼 요만큼씩 참여했다면, 이제는 작품 수는 줄었어도 한 작품 안에서 보여드릴 연기의 양이 조금 더 많아졌어요. 배우를 하면서 언젠가는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싶었던 순간이 온 거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중학생 때 막내 누나가 준 티켓으로 연극 '교실 이데아’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교직 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당시 제 성적으로는 교단에 서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도 미술이든, 글이든 제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하고 있을 듯해요. 남매들이 다 부모님으로부터 표현력에 대한 재능을 물려받았거든요. 누굴 가르치는 일도 표현을 잘해야 잘 가르칠 수 있잖아요. 큰누나는 논술 스피치 선생님을 했고, 둘째 누나는 유치원 교사, 막내 누나는 마케팅 일을 하다가 최근 동화작가가 됐어요. 아버지도 원래 수필가였다가 교사가 되셨거든요. 아버지와 누나들이 말과 글로 표현했다면 저는 몸으로 표현하는 직업인 거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그 연극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회를 잡았을 것 같아요. 누나들이 방학 때면 저를 극장에 데려가곤 했거든요.

그럼 지금 생활에 만족하나요.
더 나아가야죠. 제 연기에 대한 부족함도 알고, 갈증도 많아서 좀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정진하려고요. 아직 멀었어요. 신나게 노 젓다간 방향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찬찬히 둘러보며 가려 해요. 목적지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단 확신이 들 때 그때 모터 달고 달려야죠.

#윤병희 #낮과밤이다른그녀 #필사의추격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출처 JTBC

윤혜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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