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CTO "삼성 12단 HBM3E 4개 탑재한 NPU, 연말 양산"
연말 삼성전자 4나노 공정 양산
로드맵 1년 앞당겨···NPU 기술에 자신감
TSMC 썼던 사피온 합병에도 삼성과 협력 '이상무'
엔비디아 맞선 'RSD' 개발에 사활
국내 최대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삼성전자의 12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4개 탑재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리벨'을 연말부터 양산한다. 리벨리온은 삼성 파운드리와의 끈끈한 협력으로 토종 AI칩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1일 오진욱 리벨리온 CTO는 경기 성남시 리벨리온 사옥에서 이같은 회사 로드맵을 공개했다. 오 CTO는 "기존에는 한 개의 HBM3E만 탑재한 리벨 '싱글' 제품부터 올해 말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을 건너뛰고 쿼드(HBM 4개·144GB) 제품을 연말에 만드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이 리벨 ‘싱글’을 먼저 내놓지 않고 성능을 극대화한 쿼드 제품으로의 직행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벨은 전작인 '아톰'에 이어 개발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다. 이 칩은 챗GPT 등 생성형 AI를 구현하는 서버에 장착되는 고성능 NPU다. NPU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는 다른 구조의 AI 연산 장치이기도 하다. GPU만큼 뛰어난 연산 성능을 보유하면서도 AI 데이터센터 회사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전력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리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HBM이다. HBM은 AI 칩 바로 옆에서 연산을 돕는 고성능 메모리다. 리벨리온이 회사 제품에 HBM을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작인 '아톰'에서는 총 16GB 용량의 GDDR6 칩을 썼다.
리벨 쿼드의 HBM 용량은 세계 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의 메모리 용량인 192GB와 맞먹을 정도로 뛰어나다. 회사가 4개 HBM을 장착한 144GB의 초고용량·고성능 칩을 곧바로 출시하는 것은 고도화한 기술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오 CTO는 "회사 내부에서 리벨 쿼드 출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고, 이미 시장에 출시한 아톰의 성능이 (리벨 싱글에 비해) 상당히 좋다"고 설명했다. 또 "리벨은 NPU 경쟁사인 미국 그로크 제품과 비교해도 4배 이상 우월한 전력 효율을 기록해 전성비(전력 대비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리벨리온과 삼성전자의 협력도 눈에 띈다. '리벨' 쿼드에는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제품을 탑재한다. 또 핵심 장치인 NPU 칩은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다. NPU와 HBM을 하나의 기판 위에 배치하는 패키징 공정도 삼성이 맡는다. 삼성 파운드리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원스톱(턴키)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오 CTO는 삼성 파운드리가 리벨리온에 최적의 공정을 제공하고 있다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리벨리온은 최근 SK텔레콤의 AI반도체 계열사인 사피온과의 합병을 발표했는데, 이후 사피온이 활용한 대만 TSMC 파운드리 라인이나 SK하이닉스의 HBM 솔루션을 리벨리온 생태계에 포함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그는 향후 TSMC와의 협력을 통한 파운드리 이원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리벨리온은 단순히 칩 만들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AI 칩 단품을 넘어, 서버를 묶은 랙 단위의 솔루션을 만들어서 AI 고객사에 공급한다. 고객사가 생성형 AI를 쉽고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큼직한 'AI 플랫폼'을 통째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 리벨리온은 자체 솔루션인 '리벨리온 스케일러블 디자인(RSD)'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 장의 리벨리온 NPU 카드와 서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엔비디아의 '쿠다(CUDA)'와 대치되는 리벨리온만의 솔루션으로 볼 수 있다. 오 CTO는 "AI 생태계의 흐름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우리의 소프트웨어 스택을 지원한다면 시장 진입은 물론 엔비디아와의 경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CTO는 최근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과 향후 전략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합병법인 출범 전이라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언급하긴 이르다"면서도 "두 기업의 노하우를 잘 통합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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