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못하는 게 없다"…캐스퍼 일렉트릭 '전천후 성능'[시승기]

안경무 기자 2024. 8.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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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다운' 출력과 뛰어난 정숙성
현대차 최초 '급발진 방지 기술' 적용
최근 벤츠 전기차 화재 의식한 현대차
이례적으로 시승회서 배터리 안전성 강조
[서울=뉴시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2024.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파주=뉴시스]안경무 기자 = 2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파주시에 이르는 왕복 62㎞ 구간에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캐스퍼는 '전기차 다운' 뛰어난 출력을 보여준 데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특히 브랜드 내 준중형이나 중형 SUV 못지 않게 NVH(소음·진동·불쾌감) 저감이 뛰어나 더 조용했다.

'소형 SUV 맞아?'…주행 성능·정숙성 모두 잡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최대 장점은 단언컨대 주행 성능과 승차감이다.

49㎾h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최고 출력 84.5㎾ 최대 토크 147Nm을 낸다. 이는 일반 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는 데 아무 문제 없는 수준이다.

시승회 직전 준대형 내연기관차를 타다가 캐스퍼 일렉트릭을 타보니, 차가 한결 가벼우면서 확실히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스펜션은 요철이 심한 도로를 달릴 때는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느낌인데, 차급을 고려하면 기꺼이 감수할 만한 부분이다.

단순히 잘 달리는 것만이 아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상당히 조용한 차다.

현대차는 앞서 진행한 캐스퍼 일렉트릭 기술 설명회에서 NVH(소음·진동·불쾌감) 저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저주파 소음과 고주파 소음에 따라 다른 로드 노이즈 대책을 적용했다.

실제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 라인업의 중형급 차량과 비교할만한 NVH 개선을 이뤄냈다.

시속 100㎞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도 차 안에서 음악을 듣는데 풍절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분명 있지만, 이게 운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작은 차는 시끄럽다'는 고정관념이 캐스퍼 일렉트릭에서는 온전히 깨졌다.
[파주=뉴시스]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PMSA 기술이 작동하는 모습. 계기판에 경고 문구가 나온다. (사진=안경무 기자) 2024.8.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급발진 방지' PMSA 기술 현대차 최초 적용

아울러 이날 시승에선 현대차그룹 최초로 도입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edal Misapplication Safety Assist, PMSA) 기술 시연도 이뤄졌다.

PMSA는 ▲전후방 1미터 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상황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게 깊게 밟는 상황에서, 이를 운전자 의지와 상관 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하고 구동력과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막는 기술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기능은 가속 페달을 최대한 밟은 상태를 100%라고 가정할 때, 100%까지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에만 작동한다.

이는 기존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하정우 현대차 차량구동제어개발 1팀 연구원은 "두 기술의 차이는 가속 페달을 일정 속도 이상 밟았을 때, 페달 오조작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차량 앞에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자(시연자)가 엑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자,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오며 차는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2024.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배터리 안전하다"…이례적으로 '안전성' 강조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날 시승회에서 현대차가 이례적으로 30분가량 할애해 캐스퍼 배터리 안전성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김동건 현대차 배터리셀 개발실 실장은 "수년 전 코나 전기차 화재 이슈를 통해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며 "근본적으로 배터리 개발 공정 전반을 개선했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를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휴대폰에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우리가 그렇다고 유선 전화 시대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며 "전기차는 반드시 오는 미래고, 캐스퍼 일렉트릭엔 합리적 가격에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확보한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차급을 뛰어넘는 주행 성능과 승차감, 정숙성을 자랑하는 현대차의 소형 전기 SUV.

친환경차 세제 혜택까지 적용하면 2990만원에서 시작하는 이 차는,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받으면 23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보조금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선 1900만원대 구입도 나올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신뢰만 확신할 수 있다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제대로 된 모델로 손색 없다.

[서울=뉴시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2024.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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