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일렉트릭 ‘이 난리통에 구원투수될까’[손재철시승기]

‘이 난리통에 구원투수로, 오른 전기차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 완성차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방향성을 꼽는다면 단연 ‘전문성’(professionalism)이다. 특히 자동차·모빌리티 분야에선 ‘전문성 우위 비교’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카테고리·세그먼트별 차종 전문화’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차종별, 세그먼트별 시장 리더 차량들을 시승해 ‘원톱 플레이어’ 저 마다의 특징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이어 나간다.

이번 회차 주인공은 ‘캐스퍼일렉트릭’이다.

‘캐스퍼일렉트릭’ 후드를 열면 전동화 모델 답게 격층 구조로 시스템이 셋팅돼 있다. 프렁크는 없다. 사진 | 손재철기자

‘캐스퍼일렉트릭’ 다양한 색상 차량들이 준비돼 있다.

현대차가 향후 배테리 자체 개발 내재화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하여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그 곳에서 배터리셀(파우치형) 납품받아 만든 전기차다.

작은 체구이지만 현존하는 EV 개발 기술 최신 버전이 총망라된 ‘막내’ 모델로, 전작 대비 차체길이가 늘어났고, 내부 공간 활용성도 마치 ‘기아 레이EV’처럼 ‘매직(Magic)’에 가까울 만큼 공간연출이 가능한 모델이다.

캐스퍼일렉트릭.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는 설계 방식이다. 사진 | 손재철기자

이런 상품성이 독특한 캐스퍼 일렉트릭을 20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파주시 일대로 이동하는 약 60km 구간에 올라 시승했다.

최신 BMS 탭재한 똘똘한 캐스퍼 EV 무슨 차일까

차량에 올라 전원을 인가하고, 클러스터를 보니 앞으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310km 남아 있었고, 이후 기착 목적지까지 편도 30km 달려본 결과 ‘전비’는 1kwh 당 6.5km를 찍었다.

편도 30km 달려본 결과 ‘전비’는 1kwh 당 6.5km를 찍었다. 사진 | 손재철기자

주행 모드를 ‘ECO’로 설정하고 1인 탑승에 자동차 전용도로 70에 일반 국도 30 비중 수준으로 평균 시속은 70km/h, 외부 온도 37도 고온에 실내에선 에어컨 공조기 냉기를 ‘17’도로 유지한 채 달려 얻은 수치다. 돌아오는 구간에선 5.5km/kwh 전비를 찍었다. 이는 아이오닉5에 맘먹는 구동 효율이다.

‘캐스퍼일렉트릭’ 전비. 편도 구간에서 6.5km/kwh 를 찍었다. 사진 | 손재철기자

무엇보다 국산이든, 외산이든, 국내에서 시판 중인 EV 전체를 통틀어 가장 진보한 ‘BMS(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 최신 버전’을 탑재한 EV라는 점이 강점이다.

캐스퍼일렉트릭에는 베터리 내 양극 간에 쇼트 사전 대응 방지 등을 관리하고 모니터링 하는 BMS 최신버전이 탑재돼 있다. 사진 | 손재철기자

최근 인천 청라지구 내 아파트 주차장에서 벤츠 차량의 배터리 폭발 사고로, 전기차 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똘똘한 젊은 구원투수’ 등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시스템 안전성은 높았다.

구동 시에도 기존 가솔린 캐스퍼와 비교하면 ‘급’이 다른 하체 NVH 차별화, 승하차감을 보여주는데 이는 수백kg의 고중량 배태리패키지를 하부에 깔며 서스펜션, 조향 성능 등을 보강한 덕일 것이다.

‘코너링 턴’도 무척 부드럽고, 조향 응답성도 수준급이다. 다만 내부 실내 마감재로 일반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도어 안쪽, 대시보드, 팔걸이 등을 보면 ‘가격대 아쉬운 지적 부분’이 역력하다.

캐스퍼일렉트릭에 내장돼 있는PMSA. 엑셀페달 오인 사고를 차스스로 방지하는 기술이 처음으로 반영된 차다. 사진 | 손재철기자

하지만 NCM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315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고, 국내 최초로 차량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에 가속페달을 운전자가 오인해 잘못 밟으면 이를 스스로 인식하고, 재동을 거는 등 안전장치(PMSA)들이 꼼꼼하게 들어가는 등, 단점보다 장점이 많았다.

특히 국산 양산차에 최초 적용된 PMSA 시스템은 이 차가 ‘똘똘하게 개발’하고자 공들임이 들어갔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이 시스템이 진보를 거듭하면 엑셀페달 오인 작동 사고를 줄이는데 한몫을 할 것이다.

1M 거리 안에 인지 가능한 장애물이 존재해야지만 가능한 기술이다.

차량 활용성 높고, 주행 편의성 우수한 2천만원대 EV

‘차량 활용성’도 이 차의 주요한 셀링포인트다. 일례로 시트 4개를 모두 접어보니 183cm 키를 지닌 성인도 충분히 누울 만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아울러 차선유지보조 기능에선 ‘레인 센터링(차선중앙을 잡고 주행)’ 모듈도 지원해 편안한 장거리 운행 시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캐스퍼일렉트릭 실내 셋팅 과정 1 사진 | 손재철기자

캐스퍼일렉트릭 실내 셋팅 과정 2

캐스퍼일렉트릭 시트 모두 접은 모습 .

이 차의 총평은 ‘배터리 전기차 핵심 안전 기술인 BMS 기술의 중요성을 알릴 잣대 같은 EV이자 효율성, 주행 정숙성, 차량 활용성도 매우 높은 전기차’로 요약할 수 있다. ‘막내 전기차’격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점을 꿰뚫고 등장한 ‘캐스퍼일렉트릭’이다.

세재 혜택 이후 가격은 ‘2990만원대’이고,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2천만 초중반대 EV다. 생애 첫 EV로도 걸맞고, BMS 안전성 면에서도 돋보이는 차량이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