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빌게이츠’ 탄 시칠리아 침몰 호화요트, 실종자 6명 중 5명 사망 확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호화요트 바이에시안호가 침몰한 지 사흘 만에 실종자 6명 중 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영국 BBC는 22일(현지시간) 전날 시칠리아 해안에서 다섯 번째 시신이 발견됐으며 4구는 수습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신 5구가 확인됨에 따라 이번 침몰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선상 요리사의 시신이 침몰 당일인 지난 19일에 수습됐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시신 4구는 영국 금융인인 조너선 블루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과 아내 주디, 국제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미국 변호사 크리스 모르빌로와 아내 네다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수습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자와 그의 10대 딸 해나 등 나머지 실종자 2명의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선적 바이에시안호는 56m 길이의 호화요트로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m 떨어진 해역에서 폭풍우에 휘말려 침몰했다. 탑승객 22명(승객 12·승무원 10명) 중 린치의 아내,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15명이 구조됐지만, 선상 요리사 1명이 숨지고 린치와 10대 딸을 포함한 6명이 실종됐다.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창업하고 대형 상장기업으로 키워내 ‘영국의 빌 게이츠’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이후 오토노미가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오토노미의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국에서 금융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약 1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받다가 지난 6월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들은 이를 축하하기 위해 요트에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머 회장은 린치의 변호인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고, 모르빌로는 린치를 대리한 로펌의 변호사였다.
목격자들은 바이에시안호가 침몰하기 전 폭풍과 함께 용오름(해상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요트는 3~5분 만에 수심 49m 깊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뉴질랜드인 선장인 제임스 컷필드를 포함해 모든 생존자를 조사 중이다. 영국의 해양 사고조사국도 조사관 4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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