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키워드는…"내 인생 이야기"
중산층 가정·맥도날드 용돈벌이·검사 시절 언급 예상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현지시간) 당 공식 대선 후보가 된 데 대한 수락 연설에 나서는 가운데 주요 연설 키워드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her life story)가 될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정치 경력 등으로 대다수 미국인들이 '해리스'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만큼 이들에게 '인간 해리스'에 대해 진솔하게 터놓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동시에 공화당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이미지를 입맛대로 바꾸는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19일부터 해리스 부통령을 당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행사 등이 포함된 전당대회를 진행 중으로, 21일 사흘째를 맞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곧 있을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거의 알지 못하는 국민에게 본인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WP는 "해리스의 급격한 상승세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아는 미국인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해리스는 공화당원들이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얘기를 (지지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을 파괴할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공보실장을 지낸 자말 시몬스 또한 "그녀는 부통령이다. 사람들은 그녀 삶의 모든 세부 사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이다. 트럼프가 이에 관해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갖기 전에 자신이 누구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이틀 동안 미시간 호수 근처의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소수의 보좌진들과 함께 이번 연설을 다듬고 연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캠페인의 연설문 작성자였다가 백악관에 입성하기도 했던 아담 프랑켈이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 비서실장인 로레인 볼레스, 해리스 캠프 비서실장인 셰일라 닉스 또한 이 과정에 깊은 관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리스 부통령의 홍보 담당자 브라이언 팰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그녀가 그동안 해왔던 일, 즉 검사로서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은, 중산층 가정에서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그녀의 비전과 트럼프의 어둡고 위험한 계획을 대조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따라 고향 캘리포니아에서의 성장 과정을 비롯해 검사 시절 초국적 갱단 기소, 성폭행 사건, 압류 문제 등 본인이 담당한 굵직한 사건들을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WP는 "캘리포니아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해리스가 정치의 정점에 오르는 과정을 독특한 미국인의 이야기로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근 진행된 한 유세 연설은 해리스 부통령이 '인생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보여주는 예고편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6일 연설에서 "저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세입자로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집을 사기 위해 10년 넘게 저축했다. 마침내 그날이 왔을 때 저는 10대였고, 어머니가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잘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젊은 시절 맥도날드에서 용돈을 벌기 위해 일했다고 설명하면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 월급으로 가족을 부양했다"며 "그들은 집세를 내고 식료품을 사기 위해 두 번째, 세 번째 일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과 가까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그가 비전 제시에 좀 더 주력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뉴섬 주지사는 "유권자들은 해리스가 국가에 대한 비전, 대통령으로서 하고자 하는 일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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