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불 끄자"…러 정교회 사제들, 부적과 성수 들고 달려왔다

권영미 기자 2024. 8. 2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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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회 사제들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발생한 러시아 남부 대형 연료 창고 불을 끄는 것을 돕겠다며 성수와 성상(icon)을 들고 화재 현장에 왔다고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화재가 난 곳은 로스토프 지역의 프롤레타르스크 석유 저장 시설로, 사흘째 불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사제들이 들고 온 것은 '불타지 않은 덤불'을 그린 성화와 성수다.

러시아 정교회는 이 덤불 성화를 화재를 막는 부적처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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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지 않는 덤불' 성화를 놓고 의식을 치르는 러시아 정교회 사제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 정교회 사제들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발생한 러시아 남부 대형 연료 창고 불을 끄는 것을 돕겠다며 성수와 성상(icon)을 들고 화재 현장에 왔다고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화재가 난 곳은 로스토프 지역의 프롤레타르스크 석유 저장 시설로, 사흘째 불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사제들이 들고 온 것은 '불타지 않은 덤불'을 그린 성화와 성수다. 러시아 정교회는 이 덤불 성화를 화재를 막는 부적처럼 쓴다. 불타는 창고 근처에서 사제들은 성화를 펼치고 기도했고, 불이 옮겨붙지 말라고 트럭에 성수를 뿌렸다. 해당 지역 교구인 볼고돈스크 교구는 로이터통신에 "(이날 사제들이) 소방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모든 소방 장비를 축복했다"고 전했다.

지역 주지사 바실리 골루베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18일에 이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러시아 방공망은 드론을 격추했지만, 그 파편으로 인해 디젤 연료가 발화해 불이 났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74개 저장 탱크 중 약 20개가 불타고 있다. 500명 이상의 소방관이 진화 작업 중이지만 41명의 소방관이 화재의 영향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그중 5명은 응급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맹렬한 불이다.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지역 정부는 화재가 주거 지역으로 번질 위협은 없다며 주민들에게 "공황 상태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불타지 않는 덤불은 구약성서에 기초한 것으로 출애굽기에서 하느님이 호렙산의 '불타고 있지만 타지 아니한 덤불' 가운데서 모세를 불렀다고 나온다. 주로 성화에서는 신의 어머니가 그의 신성한 아들을 불타는 덤불 앞에서 안고 있는 형태다.

트럭에 성수를 뿌리는 러시아 정교회 사제들 ⓒ 로이터=뉴스1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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