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아기 때려 장애인 만든 美돌보미, 피해자 사망후 3년형

차미례 기자 2024. 8. 2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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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매커치(62) 35세 벤저민 사망에 살인 혐의로 재심
1985년 재판에선 폭행만 시인.. 3년여 집행유예로 석방
[포트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 5개월 유아를 폭행, 평생 장애인으로 살다가 뇌손상으로 35년만에 숨지게 한 도우미 테리 매커치(62)가 올해 8월 24일 재판에 출두해 있다. 그는 1급 살인으로 유죄를 인정하고 21일 3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사건 당시와 마찬가지로 너무 가벼운 형량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024. 08.22.

[포트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40년전 생후 5개월 아기를 수없이 때려 장애인으로 만든 전 돌보미 여성이 2019년 피해자 남성이 사망한 뒤 유죄를 인정하고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법정에서 3년 형을 선고 받았다.

테리 매커치(62)는 벤저민 다울링(35)이 1984년 아기였을 때 매커치의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자택에서 입은 심각한 뇌손상과 뇌출혈의 영향으로 평생 중증 장애인으로 살아오다가 2019년 35세로 사망한 뒤 유죄를 인정하고 양형 협상 끝에 그 같은 선고를 받았다.

1급 살인미수와 평생의 장애를 입은 피해자의 상태를 감안하면 종신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번에는 본인이 아기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기 때문에 감형이 가능했다.

수사관들은 오래 전부터 그녀가 아기를 심하게 흔들어대서 뇌출혈과 장애가 일어난 것으로 믿고 있었다. 하지만 매커치는 1985년 재판에서 아기를 폭행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것 때문에 상해를 입은 건 아니라며 그 동안 범행을 줄곧 부인해왔다.

아이의 부모 레이와 조 다울링 부부는 이번에 매커치가 아들을 해친 것을 시인한 것은 반갑지만 아들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누렸을 평생의 삶을 박탈 당한 것이라며, 적법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들은 평생 자력으로는 걷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못하며 부모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휠체어에 탄 채 일생을 보냈다고 이들은 말했다.

37년 전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 살던 돌링 씨의 부모는 22살 테리 맥커치를 베이비시터로 고용했다. 당시 아들 벤저민 돌링은 생후 5개월 밖에 안된 아기였다.

결혼 4년 차였던 이 맞벌이 부부는 아기를 돌보는 테리 매커치에게 아들을 맡겨놓고 출근했다.

그런데 어느 날 맥커치와 단둘이 있던 아기가 심각한 뇌출혈 증상을 보였다. 급히 병원에 실려 갔지만, 뇌 손상으로 평생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맥커치는 "아기가 소파에서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진술했지만, 의료진은 "누군가 몸을 심하게 흔들어 뇌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맥커치는 1년 뒤인 1985년 살인 미수와 특수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고작 집행유예 3년 3개월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검찰은 "1985년 재판에서는 당시의 의학 기술로 맥커치의 학대 행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없었서 풀려났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 37년이 지난 오늘날엔 의학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오히려 맥커치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더 쉬울 수 있다"고 밝혔다.

매커치는 관선 변호인이 낭독한 벤저민 부모에 대한 사과문에서 자신은 그 당시 너무 많은 아기들을 돌보는데 기진맥진한 나머지 충동적으로 그런 폭행을 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행위는 설명하지 않았다.

사과문에는 " 벤저민과 다른 아기들이 한꺼번에 우는 바람에 충동적인 분노 상태에서 아기를 때렸다. 나 때문에 벤저민과 부모님의 삶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은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매커치는 변호사가 편지를 낭독하는 순간은 물론, 90분 동안의 재판 중에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벤저민의 사촌이자 테리의 절친인 팸 체스넛은 자기가 알기에 매커치는 그런 어린 아기를 해칠 정도로 성질이 포악하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결국 범행을 보니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증인들이 가장 화가 나고 상처를 입은 것은 매커치가 범행 후에도 아기를 해친 적이 없다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 때문이었다고 한다.

"부모와 친구들의 얼굴을 똑바로 대면하고도 아기에게 아무 짓도 안했다고 말했다. 나에게도 아기가 소파에서 굴러 떨어져 다친 것이라고 거짓말을 계속했다"고 체스넛은 말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배심은 2021년 벤저민의 부검 결과가 그가 수십 년 뇌손상 때문에 사망했다고 나오자 현재 텍사스에 살고 있는 매커치에 대해 다시 1급 살인죄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매커시는 이후 스스로 플로리다주 법원에 자수하고 유죄를 인정했지만 변호사들의 사건 재 조사와 변론에 시간이 걸려서 이번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 까지 3년이나 걸렸다.

1985년 당시에 가벼운 형벌을 받은 것은 매커치가 그 때 임신 6개월 상태로 12년에서 17년을 선고받았지만 주말에만 교도소에 거처하는 등 혜택을 받았고 나중에 재심에서 가석방된 후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그 때만 해도 매커치는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고 기자들에게도 "내 양심은 깨끗하다"고 선언했다. 그 당시 유죄를 인정한 것은 하루 바삐 양형 협상으로 석방되어 자기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다울링 부부는 1985년 매커치가 그처럼 가벼운 형량을 받고 풀려나기까지 한 것에 그 때도 놀랐지만, 이번에도 충격과 놀라움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울링 가족은 벤저민 이후로 두 명의 자녀를 가졌고 1990년 대 말 플로리다주 해안지대로 이사했다. 벤자민은 2019년 9월 16일 사망했는데 온가족이 잘 돌봐서 신체적으로는 건장했지만 어릴 때의 심한 뇌손상이 사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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