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의 힘` 넷마블·엔씨 성적 갈랐다
내부IP 적극 활용… 신작 개발
엔씨, 경쟁력 하락에 실적 부진
외부 IP 수혈병행… 반전 모색
넷마블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고 연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파워풀한 지식재산권(IP)이 힘을 발휘한 결과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2분기 넷마블은 분기 최대 매출액인 7821억원과 영업이익 11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37억원에서 30배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5월 8일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효과가 강력했다. '나혼렙'은 이 기산 게임 매출의 20%를 차지, 약 1564억원의 매출로 이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매출 비중도 늘었다. 해외 매출이 분기 최대치인 590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비중은 7.3%포인트 감소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넷마블은 다음 행보에도 분주하다. '나혼렙' 출시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실적을 견인할 신작이 필요해서다.
넷마블은 지난 13일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 출시를 시작으로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자체 IP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권영식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내부 IP를 적극 활용하겠다. 좋은 IP가 있다면 언제든 외부 IP 기반 신작을 개발하겠다"며 "넷마블이 IP의 게임화를 가장 잘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넷마블의 반등은 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를 돌아보게 한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에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두 게임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IP 파워 차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제외한 모바일 게임 3종의 매출이 감소했다. 리니지M은 지난 6월 7주년 업데이트와 리부트 월드 출시 효과로 MAU 1.5배, 일평균 매출 2.5배 등 성과를 내면서 2분기에 10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에도 유사한 성격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게임 호황기라고 불렸던 코로나 팬데믹 때와 비교되는 상황이다. 2022년 엔씨는 역대 최대 매출인 2조5718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했고, 넷마블은 매출 2조6734억원을 기록했지만 104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당시 엔씨는 리니지M 5165억원, 리니지2M 3915억원, 리니지W 9708억원을 기록하는 등 리니지 IP를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했다.
이후 '리니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고 타 게임사들이 '리니지 라이크' 장르작을 출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니지 IP의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특히 2021년 출시한 리니지W 매출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게임업계는 엔씨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시선을 보인다. 리니지 외에도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 아이온 등 강력한 IP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사들이 과거 성공한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출시하고 있는데 엔씨가 보유한 IP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게임사들이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선언했지만, 'MMORPG'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당 장르에 강점이 있는 엔씨가 '아이온2', 글로벌 인기 IP 기반 MMORPG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엔씨는 자체 IP를 활용하거나 외부 IP 수혈을 병행한다. 블소 기반 신작 '호연'을 오는 28일 한국, 대만, 일본에 정식 출시하며 '블소 2'를 하반기 중국에 선보인다. 내년에는 '택탄: 나이츠오브더가즈'로 '스톰게이트', '배틀에이스' 등 출시로 과열되는 글로벌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 장르 경쟁에도 뛰어든다.
게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서브컬처 장르' 게임 확보를 위해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를 개발 중인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을 투자했고, 슈팅 게임 '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 중인 글로벌 게임사 문 로버 게임즈에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호연은 서브컬처 수집형 RPG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형태로 보이지만, 기존 블소 팬덤의 힘이 나타난다면 실적 기여는 가능하다"며 "기존 엔씨의 색깔에서 벗어난 신작들이 성과를 내 체질 개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리포트를 통해 밝혔다.
이어 "신의 탑, 제2의 나라에 이어 외부 IP로 좋은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며 "축적되는 사례가 개발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향후 양질의 외부 IP 소싱에 있어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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