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쟁’에 밀려 AI기본법 뒷전… 이번엔 26일 전체회의에 상정될까 [심층기획-발도 못 뗀 AI기본법]

김승환 2024. 8.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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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한 달에 1000만원 내외 세비를 받습니다. 그 세비 값만큼은 꼭 해야 되기 때문에 소위도 열어주시고 거기서 AI(인공지능) 법안 논의해주시고 과방위가 더 활발하게 운영되길 기대합니다."

당장 국민의힘 측은 21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AI기본법 등 법안 상정이 이뤄져야 했지만 야당이 강행한 '방송장악 3차 청문회'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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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처리지연 놓고 책임 떠넘기기
“과방위서 과학·방송 분리” 주장 거세
“국회의원은 한 달에 1000만원 내외 세비를 받습니다. 그 세비 값만큼은 꼭 해야 되기 때문에 소위도 열어주시고 거기서 AI(인공지능) 법안 논의해주시고 과방위가 더 활발하게 운영되길 기대합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3차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7일 ‘방송장악 2·3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다. 과방위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청문회 등 여야 ‘방송전쟁’의 장이 되면서 AI기본법 등 과학기술 관련 현안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데 대해 AI기본법 소관 소위부터 열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한 것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같은날 “(야당이) 지금 무슨 일을 못 하냐고 하지만 제가 오전에 AI 포럼을 했는데 토론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온통 (청문회 관련) 이 회의가 어찌 되냐고 언론이 물어봐서”라며 “정말 다시 과학기술정보통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AI기본법이 과방위의 방송전쟁에 표류하고 있지만 여야는 서로 그 책임을 떠넘길 뿐이다. 방송장악 청문회 등을 몰아붙이는 중인 야당은 AI기본법 심사와 관련해 ‘과방위를 더 활발하게 운영하면 심사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야당의 잇따른 청문회 강행으로 심사가 지연된 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당장 국민의힘 측은 21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AI기본법 등 법안 상정이 이뤄져야 했지만 야당이 강행한 ‘방송장악 3차 청문회’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원래 오늘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오후에는 소위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위법적인 청문회 일정 때문에 26일로 미뤄졌다”며 “전체회의에서 (AI기본법 등 법안을) 상정한 뒤에 소위 배분해야 본격 심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 최수진 의원실 제공
격화하는 방송전쟁에 AI기본법 심사 지연을 놓고도 여야 간에 ‘네 탓’ 공방만 벌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정치권 안팎에서 차라리 과방위에서 “과학·방송을 분리하자”는 의견이 계속 잇따르는 터다. 실제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이런 취지로 ‘미디어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최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야당과 방송업계에서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을 고려할 때 ‘방송’을 ‘IT(정보기술)’ ‘통신’과 완전히 분리하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과방위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과방위 분리는 정부조직법과의 연관성도 따져야 할 문제”라며 “현재 과방위의 문제는 무조건 제도를 고쳐 해결하려고 할 게 아니라 여야 위원들 간 개개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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