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납부 이뤄졌지만… '정경유착' 근절 진정성 입증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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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가 류진 회장 취임 이후 1년 여간 대대적인 쇄신작업을 통해 단체의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35억원의 회비를 납부한 것을 시작으로 SK와 LG 또한 회비 납부를 검토하면서 4대 그룹의 실질적인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리위가 얼마나 높은 투명성과 독립성을 갖고 한경협의 윤리적인 운영 방향을 제시하느냐가 정경유착 차단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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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면서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다시 회원사로 맞이하게 됐다.
4대 그룹은 앞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직후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바 있다. 표면상으로는 4대 그룹의 복귀를 이끌어냈지만 회원사로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한동안 미뤄왔다.
최근에는 보다 전향적인 변화가 생겼다. 현대차그룹이 35억원의 회비를 납부한 것을 시작으로 SK와 LG 또한 회비 납부를 검토하면서 4대 그룹의 실질적인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은 회비 납부에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의 전면적인 복귀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서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정기회의를 열고 한경협 회비 납부를 정식 안건으로 논의 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삼성 준감위가 문제 삼은 것은 정경유착 근절의 진정성이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회의 직후 취재진에게 "한경협이 인적·물적 구성에서 과연 정격유착 고리를 끊었는지에 대해 준감위 위원들의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한경협 스스로가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며 "준감위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시스템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적·물적 구성을 문제 삼은 것은 김병준 전 한경협 회장대행이 여전히 상근 고문직을 유지하는 점을 지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병준 고문은 노무현 정부에서 교육부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2월 당시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임시로 쇄신을 이끌 당시 정치인 출신이 경제단체를 이끄는 게 맞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8월 류진 회장이 취임하면서 김 직무대행은 고문으로 한경협에 남게됐다.
정경유착을 끊는다면서 정치인 출을 고문으로 남기는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당시 류 회장은 "6개월 동안 전경련을 이끌었으니 예외 케이스로 앞으로 정치인을 앉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김 고문이 과거에 정치를 했었지만 그런 인식에서는 좀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6개월 간 지켜본 결과 배울게 많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한경협은 정경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윤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윤리위 위원은 외부위원 4인, 내부위원 1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됐으며 협회의 윤리경영에 관한 사항, 회원사에게 재정적 부담을 주는 대외지원사항 등을 심의하는 한편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의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
윤리위가 얼마나 높은 투명성과 독립성을 갖고 한경협의 윤리적인 운영 방향을 제시하느냐가 정경유착 차단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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