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노사 갈등에 납기지연까지… 한화오션 '삼중고'

이한듬 기자 2024. 8. 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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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삼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한화오션은 HMM 측에 전달해야 할 컨테이너선 6척 중 4척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변경된 납기까지 컨테이너선을 건조·인도하는 한편 선주사 측과 지체상금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18년 12월 수주한 잠수함구조함의 납기 지연 문제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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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삼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조선업계 호황 속 나홀로 적자를 낸 데 이어 내부적으로 노사 갈등이 심화되며 고초를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납기 지연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어 신뢰도 추락이 우려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올해 1분기(529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슈퍼사이클 흐름을 타고 각각 3764억원·13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한화오션의 적자는 컨테이너 적자호선 영향으로 생산 일정 조정과 외주비 증가 등에 따라 일회성 비용 1400억원이 발생한 탓이다. 2020~2021년 저가 수주 선박 물량 인도를 마치지 못한 것도 적자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화오션은 해당 물량이 올 하반기에 대부분 해소돼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현재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RSU는 현금 성과급 대신 근속이나 성과 등 약정된 조건이 충족된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보상제도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해 5월 실무협의체를 통해 '2023년 경영 실적에 따라 사측은 노조에게 RSU 300%를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3년 간의 의무 보유 기간을 갖고 150%는 주식으로, 나머지 150%는 주식 가격에 연동한 현금으로 올해 2월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노사 합의로 설정한 경영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측은 RSU 약정 조건상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 측은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RSU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달 1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집중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별개로 노조는 회사가 노조원을 상대로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조와 연대해 공동대응에 나서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가 향후 사측을 상대로 전면 파업 등에 나설 경우 생산차질 불가피하다. 납기지연 문제가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이미 지난달 한화오션은 HMM 측에 전달해야 할 컨테이너선 6척 중 4척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납기일은 지난 6월30일이었으나 11월25일로 미뤄졌다. 한화오션은 변경된 납기까지 컨테이너선을 건조·인도하는 한편 선주사 측과 지체상금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18년 12월 수주한 잠수함구조함의 납기 지연 문제도 겪고 있다. 최초 납기일은 2022년 12월 15일이지만 수차례 연기 끝에 최근엔 아예 '미정'으로 변경했다. 해당 납기지연에 대한 지체상금은 계약금(4435억원)의 10%인 약 444억원까지 부과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기 지연 문제가 반복되면 건조 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선박 수주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굵직한 수주전을 앞둔 상황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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