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수만명을 팬으로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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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일본에서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으로 '내 앞의 손님부터 팬으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수천 수만명의 팬을 만드려면 1명의 손님부터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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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올해 초 미국의 한 화장품 회사는 파운데이션(쿠션)을 출시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흑인 뷰티 인플루언서가 이 회사의 쿠션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은 것이 발단이었다. 가장 어두운 색을 사용했음에도 지나치게 밝았고, 이를 본 구독자들이 인종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불만이 쏟아냈기 때문이다. 끝이 아니었다. 이 회사가 추가 색상을 출시하자 또 한번 소개영상을 찍었다. 이번엔 구두약처럼 까만색이었다. 이 인플루언서는 백인이 흑인 흉내를 내는 '19세기 코미디쇼'에서나 사용하는 색이라며 "역겹고 무례하다"고 혹평했다.
검증의 화살은 국내 브랜드로도 향했다. 또 다른 흑인 뷰티 인플루언서가 '한국 파운데이션 중 가장 어두운 색'이란 제목으로 쇼츠 영상을 올렸는데 미국 화장품처럼 피부보다 지나치게 밝아 어울리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180도 달랐다. 이 인플루언서는 얼마 뒤 국내 화장품업체 '티르티르'가 20가지 색상의 제품을 보내왔다며 추가 영상을 공개했는데 '자신의 피부톤에 딱 맞는 쿠션을 찾았다'며 감동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영상은 현재 5000만회 가까이 노출돼 입소문 효과가 톡톡히 났다. 티르티르는 미국 아마존 쿠션 1위에 오르며 상반기 1억달러(약 13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불닭볶음면'도 1명을 감동시켜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미국 텍사스에 사는 한 소녀가 까르보불닭을 선물받고 감격하는 영상이 큰 인기를 얻자 삼양식품이 이 소녀에게 '면쭐'('혼쭐내다'는 말에서 파생된. 충성심 강한 소비자에게 라면 선물을 하는 행위)을 낸 일이다. 삼양식품은 '우리의 넘버원 불닭 팬'이라며 1년치 분량의 불닭볶음면 1000개를 선물했다. 이에 감동한 소녀를 기록한 영상은 한달만에 1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불닭볶음면의 덴마크 리콜 사건은 전화위복이 된 사례다. 과도한 캡사이신 함유량을 문제삼은 덴마크 정부의 리콜 조치는 아직 불닭볶음면에 도전하지 않았던 소비자가 접근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덴마크 정부의 리콜 해제 조치에 '불닭 이즈 백' 간판을 내건 선상파티로 화답한 것은 동영상 기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한 삼양식품다운 대응이었다. 이 영상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불닭볶음면의 이름은 또 한번 각인됐다.
모바일 바이럴(자발적 확산) 마케팅은 급변하는 플랫폼을 타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재미와 형식을 고민한다. 하지만 수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이런 요소보다 더 중요하게 꼽는 것이 내츄럴과 감동이다. 억지로 만든게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나오는 감성적인 이야기들이 소비자의 머릿속에 오래 저장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으로 '내 앞의 손님부터 팬으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수천 수만명의 팬을 만드려면 1명의 손님부터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폭발적인 주목도를 끌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요즘,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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