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무우수갤러리, 2024 무우수아카데미 캘리, 십군자 회원전 ‘붓을 들다’展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21일부터 9월 2일까지 2024 무우수아카데미 캘리, 십군자 회원전 ‘붓을 들다’를 연다.
신라시대의 화가인 솔거가 황룡사의 외벽에 그렸다는 소나무 벽화 노송도는 입체감 때문에, 새가 그림 위로 날아들다 부딪혀 떨어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먹을 머금은 선(線)은 누군가에게 실재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생생한 황홀경을 선사한다. 하지만 선 하나를 그리기 위해 붓을 드는 데 분골쇄신(粉骨碎身)의 정신이 없을 리 없다.
고즈넉한 인사동 한켠의 무우수아카데미. 그곳에는 매주 붓을 들고 선을 그리며 실력을 갈고닦는 이들이 있다.
21일부터 9월 2일까지, 무우수갤러리 3층과 4층에서는 2024 무우수아카데미 회원전 ‘붓을 들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11명 작가의 다양한 캘리그라피 및 한국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소나무, 연꽃, 포도, 파초, 목련, 목단 등을 일컫는 십군자에는 우리나라의 고유 정서인 강인한 아름다움이 스며들어 있다.
김경현(지도), 박지현, 신송언, 전미선, 전승훈 작가는 고고하게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십군자의 요소들을 섬세한 관찰력을 통해 종이와 부채 등 다양한 재료 위에 풀어냈다.
아름다운 서체라는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가 흔히 힐링 예술이라 불리는 이유는, 입을 통해 휘발되는 언어를 이미지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장천(지도), 송영주, 심정보, 이수택, 이지은, 황미정 작가의 캘리그라피 작품 역시 작가의 마음속에 고여 있던 말들을 붓끝을 통해 풀어내, 보는 이의 마음을 위로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11명의 작가들은 붓을 드는 행위가 종이에 물감을 옮기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4 무우수아카데미 회원전 ‘붓을 들다’ 관람을 통해, 붓끝에서 펼쳐지는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관람비 무료.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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