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기업대출 앞다퉈 늘리더니… 부실채권 2.8조원으로 급증

김수연 기자 2024. 8.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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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늘려 온 기업대출 중 부실채권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악화되는 등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기업대출 부실이 은행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말 기준 4대은행의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규모는 2조8075억 원으로, 지난해 말(2조4168억 원)보다 16.2%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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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상 연체, 1년새 16.2% 늘어
가계대출보다 부실비율 상승폭 커
기업 체감경기도 두달 연속 악화
은행 자산건전성 악영향 우려 커져


지난해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늘려 온 기업대출 중 부실채권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악화되는 등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기업대출 부실이 은행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44조97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84조197억 원) 대비 7.8% 증가한 규모로 가계대출 증가 폭(2.4%)을 크게 웃돌았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하자 은행들은 영업 활로를 찾기 위해 앞다퉈 기업대출을 늘린 결과다.

문제는 대출 규모와 함께 부실채권도 급증했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4대은행의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규모는 2조8075억 원으로, 지난해 말(2조4168억 원)보다 16.2% 불어났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2022년 말 0.26%, 지난해 말 0.31%에 이어 6월 말 0.33%로 꾸준히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15%, 0.17%, 0.19% 등으로 올랐지만 기업대출에 비해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내수 회복 지연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향후 기업대출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2개월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2.6포인트 떨어진 9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3.0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치(100)를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의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전산업 CBSI는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7월 하락 전환한 뒤 2개월째 떨어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CBSI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CBSI는 92.8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수주(―0.8포인트), 자금 사정(―0.8포인트)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 CBSI도 2.4포인트 하락한 92.2로 조사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가능성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여러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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