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불어닥쳐도 生의 의지만 있다면, 마음은 꺾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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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2016년)에서 주인공 료타의 대사를 통해 태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지붕을 밧줄로 동여맸던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린다(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폭풍우로 지붕이 날아간 일을 읊은 한시로 두보의 다음 작품이 유명하다.
영화 속 태풍이 선친과의 불화나 이혼 등 료타 개인의 문제를 자성하는 계기가 된다면, 시에선 폭풍우로 겪은 자신의 고난이 세상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연민으로 전화(轉化)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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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2016년)에서 주인공 료타의 대사를 통해 태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지붕을 밧줄로 동여맸던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린다(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폭풍우로 지붕이 날아간 일을 읊은 한시로 두보의 다음 작품이 유명하다.
영화 속 료타는 과거 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흥신소에서 남의 뒷조사나 하면서 이혼한 아내에게 아들의 양육비조차 못 주는 무능력한 소설가다. 시인도 과거 임금에게 간언하는 좌습유(左拾遺) 자리에 올랐지만 숙종의 노여움을 사 쫓겨난 뒤 이젠 가족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시에서 후대 문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내용은 마지막 “어찌하면 넓은 집 천만 칸 얻어, 천하의 가난한 선비들을 크게 덮어줘 모두 기쁜 얼굴로, 비바람에도 움직이지 않고 산처럼 편안케 할 수 있으랴(安得廣厦千萬間, 大庇天下寒士俱歡顔, 風雨不動安如山)”란 구절이었다. 영화 속 태풍이 선친과의 불화나 이혼 등 료타 개인의 문제를 자성하는 계기가 된다면, 시에선 폭풍우로 겪은 자신의 고난이 세상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연민으로 전화(轉化)된다.
임준철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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