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60명 한국계高의 기적, 日 꿈의 고시엔 결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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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는 23일 동도쿄 대표 간토다이이치(關東第一)고교와 결승전을 갖고 한국계 고교 사상 첫 고시엔 우승이라는 위업에 도전한다.
고교야구가 프로야구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는 일본에서는 교토국제고의 결승 진출을 이변을 넘어 기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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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한국어 교가 제창
자막과 함께 日전역 생중계
민단 “재일동포에 용기 준 기쁜 일”
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2021년 4강 진출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이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는 23일 동도쿄 대표 간토다이이치(關東第一)고교와 결승전을 갖고 한국계 고교 사상 첫 고시엔 우승이라는 위업에 도전한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현 대표인 아오모리야마다(青森山田)고교를 3-2 역전승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승리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홈플레이트에 모여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제창했다. 교가를 부르는 장면은 한국어 가사 자막을 달고 NHK 등으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번 대회에 교토국제고의 승리 후 교가 제창은 5번째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경기 후 “꿈에 그리던 결승까지 올라가게 돼서 정말 기쁘고 (학생들이) 대견스럽다”며 “일본에 계신 동포분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의 연전연승에 재일동포 사회는 흥분하고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미니 태극기를 들고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김이중 민단 중앙단장은 “이번 쾌거는 일본 전역의 동포에게 용기를 준 기쁜 일”이라며 “결승전은 고시엔 구장에 직접 가 응원석에서 동포들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고교야구가 프로야구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는 일본에서는 교토국제고의 결승 진출을 이변을 넘어 기적으로 평가한다. 올해 고시엔에는 일본 전국 3441개 팀이 지역 예선에 도전해 49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예선부터 한 번이라도 지면 그대로 탈락하기 때문에 고시엔 본선 자체가 ‘꿈의 무대’로 불린다.
각 지역의 야구 명문교에는 초고교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날 준결승에서 만난 아오모리야마다고교는 시속 152km를 뽐내는 에이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반면 교토국제고는 전교생이 160명에 불과하고 정규 규격 야구장의 절반 크기인 반쪽 운동장에서 연습한다. 야구공조차 부족해 실밥이 터지면 테이프로 칭칭 감아 공이 찌그러질 때까지 쓴다. 이번 대회 출정식을 연 학교 강당은 낡은 에어컨이 고장 나 선수들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혀야 했다.
일본에 한국계 민족학교는 도쿄 1곳, 오사카 2곳, 교토 1곳 등 총 4곳이 있다. 도쿄와 오사카는 최근 이주한 한국인도 많고 외교관, 기업 주재원 등이 있어 학교에 입학하려면 추첨을 거쳐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교토는 재일교포가 3, 4세로 넘어가면서 일본 사회에 동화됐고 도시 특성상 새로 이주해 오는 한국인도 적다. 운영난을 겪던 학교는 2003년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아 교토 한국학교에서 교토국제중고교로 재편했다. 재학생 90%가 일본인이지만, 민단이 운영하며 한일 양국 정부의 지원도 받는다. 이사장과 교장도 한국인이다. 한국어 수업을 하고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가며 K팝 댄스부도 운영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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