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 제단석 750㎞ 떨어진 스코틀랜드서 유래”

김효인 기자 2024. 8. 2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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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호주 공동연구팀 논문 발표
“바다 통해 운반됐을 확률 있다”
NASA가 지난 12일(현지 시각) 공개한 스톤헨지와 유성우 사진. 영국의 천체 사진 작가 조시 듀리(Josh Dury)가 지난 9일 밤에 촬영한 40여 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미 항공우주국(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공개한 영국의 고대 유적지 사진이 화제가 됐다. 거대한 돌기둥들 상공에 은하수가 펼쳐져 있고, 수많은 유성우가 떨어지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다. 영국의 천체 사진 작가 조시 듀리(Josh Dury)의 작품으로 약 3시간 30분 동안 촬영한 사진 40여 장을 합성한 결과물이다. 커다란 돌기둥들은 영국 남서부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다. 이는 ‘위에 올려놓은 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스톤헨지는 기원전 3100~1600년에 세 번에 걸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파종, 수확 시기를 알려주는 계절 시계라는 주장도 있고, 묘지 또는 환자들의 순례지였다는 가설도 있다. 과학계의 오랜 관심사였던 배경이다.

영국과 호주 공동 연구진이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스톤헨지의 제단석은 약 750㎞ 떨어진 스코틀랜드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종전에는 이 제단석이 100여㎞ 밖의 웨일스 지역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훨씬 먼 곳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제단석은 스톤헨지의 중심에 놓여 있는 돌이다. 스톤헨지의 다른 돌들과 달리 사암(砂岩)이어서 그동안 출처가 불분명했다.

호주 커틴대가 주도한 이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스톤헨지 제단석 조각의 지르콘과 인화석 등 성분을 분석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영국과 아일랜드 일대의 퇴적층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제단석은 스코틀랜드 북동부의 오르카디안 분지에 있는 암석과 구성·연대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연구에서 주장했던 웨일스 지역의 암석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제단석은 6t에 달하는 무거운 돌이어서 어떻게 2600년 전에 750㎞나 떨어진 곳에서 옮겨왔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지형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육로를 이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북동부에서 영국 남부까지 바다를 통해 운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 커클랜드 호주 커틴대 교수는 “이렇게 큰 돌을 바다로 운송했다는 것은 고대 공동체의 기술력을 보여준다”며 “지금까지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조직과 장거리 교역망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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