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값, OECD 38국 중 다섯째로 싸다
소비자 절약 유도… 한국은 반대”
우리나라 전기 요금은 일본, 미국 등 해외 주요국보다 매우 저렴하다. 해외에선 전기 요금을 꾸준히 현실화해 소비자들의 절약을 유도하는데, 한국전력은 전기를 너무 싼 값에 판매해 방만한 전기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제 에너지 가격 사이트인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 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72.4원으로 148국 중 77위였다. 이탈리아(1kWh당 604.6원), 독일(532.3원), 영국(528.1원), 일본(284.4원), 미국(213.2원) 등 해외 주요국이 대부분 우리나라보다 전기 요금이 비쌌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국 중에선 다섯째로 저렴했다. 캐나다(81위), 헝가리(91위), 멕시코(92위), 튀르키예(122위)만 주택용 전기 요금이 한국보다 쌌다. 이 외에도 우리보다 전기 요금이 싼 나라 중엔 아랍에미리트(103위), 러시아(113위), 사우디아라비아(123위) 같은 에너지 부국이 많다.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닥치기 전과 비교해 네덜란드는 120%, 독일은 73% 전기 요금을 인상하는 등 주요국이 요금을 대폭 올렸지만,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 요금은 2021년 대비 37.2% 오르는 데 그쳤다.
해외 주요국은 에너지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책을 만들면서도 전기 요금을 꾸준히 올려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에너지 비용 급증에 대한 유럽 주요국의 정책 대응과 시사점’ 보고서는 “유럽의 지원책들은 대부분 전기 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됐다”며 “지원책 역시 에너지 바우처 지급처럼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면서 시장에 왜곡을 초래하지 않고, 전기 요금이 가격 신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한국과 소득 수준이 비슷한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전기 요금이 훨씬 비싸다”며 “주요국보다 턱없이 싼 전기 요금을 유지하며 제대로 된 가격 신호를 주지 못하다 보니, 한전은 파산할 지경이고 소비자들 사이에는 방만하게 전기를 쓰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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