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야수들에게 부과된 엄연한 세금… 그런데 하필 이걸 지금 내야 했다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2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야수쪽의 베스트 라인업이 진한 윤곽을 드러낸 것을 최대의 성과로 뽑았다. 실제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칠 선수가 없다’는 우려를 받았던 롯데지만, 젊은 야수들이 자기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타선이 안정화됐고 이는 베테랑 선수들과 더불어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5월 이후 포지션이 정리된 것이 컸다. 2루에는 고승민이 자리를 잡았고, 1루에는 나승엽이 등장했다. 여기에 LG와 트레이드로 손호영을 데려온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이 오고, 고승민이 2루로 가면서 내야가 딱 잡혔다. 야수진이 탄탄해졌다”고 했다.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가세한 게 아니라 내야 및 타순의 전반을 완전히 바꿔버릴 만한 파급력을 갖췄다고 본 것이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지금 야수들의 베스트 라인이 어느 정도 딱 잡혔다. 이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본인들이 확신도 가지고 그랬기 때문에 그러면서 팀이 조금 더 강해지고 있다. 지고 있어도 계속 따라붙는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는 내야 라인업이다. 3루수 손호영, 유격수 박승욱, 2루수 고승민, 1루수 나승엽 모두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수비적으로는 다소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포구나 송구뿐만 아니라 경기를 읽는 모습에서 간혹 실수들이 나온다. 21일 광주 KIA전이 그랬다.
2회 3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따라가는 타격을 보여줬다. 0-3으로 뒤진 5회 노진혁의 솔로홈런에 이어 손호영이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4-3으로 역전했다. KIA가 한 점을 따라붙자 6회에는 전준우가 다시 도망가는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1점을 앞서 나갔다. 그런데 7회와 8회 연이어 수비 실책 및 수비에서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면서 결국 역전패했다.
7회 선두 최원준의 타구는 비교적 평범한 땅볼이었다. 그러나 이를 달려나오면서 잡으려던 2루수 고승민이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명백한 실책이었다. 아주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기에 고승민의 얼굴 표정에서 아쉬움이 가득했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중견수 뜬공 때는 3루로 가는 최원준을 막지 못해 1사 2,3루로 이어졌다. 결국 나성범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됐다.
5-5로 맞선 8회는 더 아쉬웠다. 김상수가 두 명의 타자를 잘 잡으며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서 변우혁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2사 2루였다. 그런데 2B-2S에서 김상수의 포크볼이 바운드됐고, 그 사이 2루 주자 김규성이 3루로 뛰어들었다. 손성빈이 이를 저지하지 못해 2사 3루로 이어졌다.
여기까지도 있을 수 있는 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폭투와 뒤에 나올 실책이 아쉬웠다. 박찬호의 땅볼 때 3루수 손호영이 이를 잡지 못해 실책으로 3루 주자가 들어온 것이다. 손호영의 실책이 없었거나, 혹은 폭투가 나오지 않아 김규성을 3루로 보내지 않았다면 없었을 실점이었다. 역전을 당한 롯데는 9회 공격에서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5-6으로 역전패했다.
상대적으로 수비보다는 공격력이 더 좋은 선수들로 무장한 롯데 내야다. 그래서 수비가 안정화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필연적으로 ‘세금’도 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세금도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나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면 괜찮을 텐데, 5위를 한창 추격하는 시점에서 치른 경기에서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두 번을 연달아 내면서 타격이 컸다. 5위 SSG와 롯데의 경기차는 일단 3경기로 다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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