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80] You changed the way you see me
“편견은 사람들을 갈라놓기 위해 무지가 만든 사슬이다(Prejudices are the chains forged by ignorance to keep men apart).” 아일랜드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였던 마거리트 가드너의 말이다. 노엘 스티븐슨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나(Nimona∙2023∙사진)’는 인류 최대의 적이야말로 편견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왕국의 수호 기사를 임명하는 날, 발리스터 볼드하트는 오랜 수련 기사 생활 끝에 드디어 기사 서임을 받는다. 그러나 누군가의 음모로 발리스터의 검에서 광선이 발사되어 글로레스 여왕을 시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뜩이나 평민인 발리스터의 서임을 반기지 않던 백성은 달아난 발리스터를 향해 비난을 퍼붓는다. “평민이잖아(A commoner).)”, “기사가 돼서는 안 될 인간이었어(He never should’ve been a knight).” 누명을 쓴 발리스터는 우여곡절 끝에 자길 음해한 배후가 자신이 평민임을 못마땅해하던 기사단장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누명을 벗으려 증거를 찾는 발리스터 옆에 정체불명의 소녀 니모나가 나타나 우격다짐으로 발리스터의 조수가 된다. 발리스터는 니모나의 정체가 왕국을 위협했던 괴물이란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니모나의 따듯한 마음에 감화된다. 니모나를 괴물이라며 욕하는 기사단에게 발리스터가 외친다. “똑똑하고 다정하고 교양 있는 애야(She’s smart, kind, and quite sophisticated)!” 하지만 결국 편견과 혐오에 좌절한 발리스터는 한숨을 내쉰다. “어떡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바뀌지 않아(No matter what we do, we can’t change the way people see us).” 니모나가 답한다. “날 보는 네 시선은 바뀌었잖아(You changed the way you see me).” 그리고 드디어 편견을 넘어선 우정이 기적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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