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속도 조절 나선 美 포드···LG엔솔·SK온과의 협력은 강화

당초 2025년서 2년 연기했던
대형 전기 SUV 생산 계획 취소
머스탱 전기차용 LG엔솔 배터리
폴란드 생산서 美 생산으로 전환
SK온 합작사 생산 일정도 앞당겨

[서울경제]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생산 시작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 4월 생산 일정을 연기했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생산 계획을 취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생산 속도를 조절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드는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3열 대형 전기 SUV의 생산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4월 해당 차량의 출시 시기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췄는데 불과 넉달 만에 생산 계획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포드는 순수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연간 자본지출 비중도 기존 40%에서 30%로 축소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포드의 이번 결정을 두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다시 한번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드 머스탱 마크-E 랠리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사진제공=포드

포드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미국 내 생산은 더욱 늘리기로 했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머스탱 마크-E 모델에 사용되는 일부 배터리의 생산을 내년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시 최대 7500달러를 제공하는 세액공제 조항의 자격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포드는 설명했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시작 시기도 앞당긴다. 포드는 SK온과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주 1공장은 2025년 중반부터 현행 'E-트랜짓' 전기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것으로 상당한 비용 개선이 기대된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주 공장은 2025년 말부터 포드의 신형 전기 상용밴을 위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해당 배터리셀은 테네시주에 건립하고 있는 전기차 생산단지 '블루오벌 시티'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전기차 트럭은 물론 향후 신기술 전기차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SK온과 포드는 지난 2021년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 뒤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들 공장은 지난 2022년부터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포드는 "시장이 진화하는 가운데 이런 공용 배터리셀 전략을 통해 복수의 차량 세그먼트 및 전기차 플랫폼 제조를 위한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의 첫 전기 픽업트럭 ‘F-150'에는 SK온의 NCM9 배터리가 탑재된다. 사진제공=포드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