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AI·고령운전…국회 입조처 분석 올해 국감 이슈는?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 기간을 앞두고 국회입법조사처가 '2024년도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발간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주요 국정감사 현안으로 디지털 성범죄 대응 체계 개선, 국가 인공지능 정책 거버넌스 내실화, 상속세·증여세 공제 제도 현실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논의 등을 꼽았다.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은 21일 국회에서 개최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발간 토론회'에서 "국회가 하는 기능 중 입법권, 예산 심의 못지않게 중요한 게 국정감사"라며 "국정감사 기간 지금 정책에서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의 발간을 알리고 유용한 정책자료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주요 내용을 소개한 뒤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꾸려졌다. 국정감사 이슈 분석 발간 토론회가 열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09년부터 매년 부처별·분야별로 주요 국정감사 현안을 분석·정리하고 전년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행정부에 의해 시정됐는지를 확인·점검하는 보고서인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국정감사에서 점검해야 할 정책 현안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범죄와 피해 문제 및 사법 서비스의 개선 △북한과 외교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 △금융소비자보호 △공정거래질서 △사회 복지와 안전 △교육 혁신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 제고 △환경·에너지 관리 △인공지능 정책 등 총 585개를 엄선했다.
상임위원회별 중점 주제로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 체계 개선(법제사법위원회) △전세금 반환보증제도 개편(국토교통위원회) △북한의 두 국가론과 통일론 폐지에 대한 대응(외교통일위원회)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신중 검토(환경노동위원회) △방산 혁신 클러스터 제도의 발전 과제(국방위원회) △디지털 교육 혁신 수요 특별교부금 집행 내실화(교육위원회)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대책 마련(행정안전위원회)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문화체육관광위원회)△상속세·증여세 공제제도 현실화와 금투세 관련 논의(기획재정위원회) △국가 인공지능 정책 거버넌스 내실화(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정무위원회) △지역 공공의료 인력 양성(보건복지위원회) △온누리상품권 사업 활성화(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교제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대책 강화(여성가족위원회) △개식용 금지 로드맵 마련(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을 꼽았다.
정순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디지털 성범죄 대응 체계 개선의 경우 현재 디지털 성범죄 전담 검사는 전국적으로 23명에 불과하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담 인력의 확보와 관련 전문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이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대책 마련의 경우 2019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비율이 14.48%에서 2023년에는 19.8%로 증가한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나 고령운전자 표시 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조금 더 다각적인 제도 방안을 살펴보려는 측면에서 해외 사례를 조사했다. 입법조사처가 제안한 다양한 제도를 토대로 국정감사에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점검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국민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우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심의관은 국가 인공지능 정책 거버넌스 내실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심의관은 "정부가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시행해서 위원회 설치를 앞두고 있지만 일종의 자문위원회 성격이기 때문에 정책 집행력 확보에 한계가 있고 중장기적·일관적·체계적으로 인공지능 거버넌스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집행력 확보를 위해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의결 시 각 부처 기관 역할과 소유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명확히 밝히고 추진사항을 점검·평가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참석했다. 우 의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국정감사는 삼권분립의 취지로 보면 국회의 정말 중요한 기능이지만 한편으로 '보여주기식이다', '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늘 받는다"며 "국민의 편에서 국회가 확실하게 일을 해 정책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축사에서 "국회는 행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날카로운 정책 비판과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그 단초를 열어주는 것이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가 아닌가 싶다"며 "여야 간 쟁점이 있는 현안 등도 정면으로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정파적입 입장을 떠나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고 정책적으로 반드시 다뤄야 할 일이라면 전문가로서, 또 입법·정책 조사분석 기관으로서 입장을 잘 밝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처장은 "국민들은 국회가 사회안전, 주거, 교육, 물가, 일자리 등 삶과 직결된 문제를 꼼꼼히 살펴봐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여야가 함께, 국회와 정부가 함께 치열하게 비판하고 토론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안과 정책 과제들을 들여다보고 구체적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데, 국민과 언론이 정책 이슈에 접근하고 소통하는데 이번 보고서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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