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고교 야구 강행…야간엔 경기 못하는 사연은?
[앵커]
봉황대기 고교 야구 대회가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한낮에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야간 경기를 진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하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낮 12시 30분, 뙤약볕이 내리쬐는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고교 야구 경기가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수, 타자할 것 없이 땀으로 흠뻑 젖어 지친 모습이 역력합니다.
유일한 휴식처는 더그아웃, 더위를 식혀보려 애쓰지만, 흐르는 땀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목동 구장은 천연 잔디가 아닌 인조 잔디 구장입니다. 그래서 폭염이 기승을 부릴수록 지면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데요.
오후 2시 현재, 기온계의 기온이 섭씨 42도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열기를 측정해봤습니다.
흙이 깔린 베이스를 제외하면 뜨겁게 달궈진 필드 위는 온통 시뻘건 색깔로 나타납니다.
프로야구였다면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는 수준, 온열질환 등 안전 사고 역시 우려됩니다.
[박경도/경북고 투수 : "체력적인 부분이 제일 힘들고, 덥다 보니깐 집중도 안 되고 많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상원/학부모 : "(아들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지쳐버립니다. 어떨 때는 한 번씩 구토하기도 하고, 4강전 들어가면 그다음 날 또 경기가 있고, 그다음 날 경기가 더 연달아 있습니다. 더 지칩니다."]
취약 시간대인 한낮에 경기를 강행하는 이유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때문입니다.
야간 조명과 소음 문제로 지난해 30건 가량의 민원이 접수돼 서울시가 야구협회에 야간 경기를 하지 말아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겁니다.
협회가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는 애꿎은 학생 선수들만 보게 됐습니다.
반면, 일본 고시엔 대회는 올해부터 가장 더운 낮 시간대를 피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 '2부제'를 전격 도입했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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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림 기자 (hagos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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