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휴전협상 ‘빈손’ 마무리···팔레스타인 파타 간부 사망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아홉 번째 중동 순방을 마무리 지었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휴전 합의 등 중동 평화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나흘간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이 카타르 도하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도하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휴전과 인질 합의가 결승선을 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해야 한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합의는 “앞으로 며칠 내에 완료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결승선을 넘게 하려고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중동 순방에 동행한 한 고위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휴전협상이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9번째이다. 그는 휴전 합의 타결을 위해 지난 17일부터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이번에도 휴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블링컨 장관의 순방에 앞서 새 중재안을 내놨고, 카타르와 이집트는 이를 지지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 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했다며 “이제 하마스가 같이 해야 할 차례”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해당 중재안은 앞선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해당 중재안에 대한 세부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카타르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어떠한 가자지구 장기 점령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합의안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철수의 일정과 장소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과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두고 휴전 합의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이스라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라델피 통로와 넷자림 통로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휴전협상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격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 간부도 사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1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 시돈에서 파타당의 칼릴 알마크다가 탄 차가 이스라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았다. AFP통신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이스라엘군이 파타당 인사를 겨냥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동부의 헤즈볼라 무기고를 이틀째 공습했다. 자국을 향해 로켓을 쏜 레바논 남부 접경지 헤즈볼라의 발사대를 타격하기도 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저녁 북부사령부 산하 36기갑사단을 찾아 “무게중심이 남부(가자지구 하마스)에서 북부(헤즈볼라)로 이동하고 있다”며 “모든 작전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으로 로켓 약 50발을 쏘면서 대응했다. 이 공격으로 카츠린 마을 민가 여러 채가 무너지고 1명이 다쳤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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