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SV 김택연 KBO 새 역사 딱 하나 남았다' 두산, 삼성 5연승 저지…포항, 오늘은 이승엽의 땅이었다[포항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2연패에서 벗어나면서 난적 삼성 라이온즈를 꺾었다.
두산은 21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과 팀간 시즌 14차전에서 5-2로 역전승했다. 4위 두산은 시즌 성적 62승57패2무를 기록했고, 2위 삼성은 4연승을 마감하고 시즌 성적 64승53패2무를 기록했다. 두산과 삼성의 거리는 다시 3경기차로 좁혀졌고, 두산은 올해 삼성 상대로 3승(11패)째를 챙겼다.
포항은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약속의 땅'이었다. 이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로 뛸 당시 포항에서 39경기, 타율 0.362(141타수 51안타), 15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BO리그 역사상 첫 400홈런을 달성해 포항야구장 외벽에 이 감독의 400홈런을 기념하는 구조물이 여전히 설치돼 있다.
이 감독이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뒤로도 포항과 좋은 인연은 계속됐다. 지난해 7월 4일부터 6일까지 포항에서 치른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포항은 곧 이승엽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다 20일 삼성과 이번 포항 시리즈 첫 경기를 0-3으로 완패하면서 올해는 이 감독에게 포항의 기운이 이어지지 않나 싶었는데, 이날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두산 사령탑으로 포항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이유찬(2루수)-제러드 영(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전민재(3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최원준이었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구자욱(우익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이재현(유격수)-김현준(좌익수)-안주형(2루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코너 시볼드였다.
이승엽 감독은 타선이 조금 더 힘을 내길 바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전날 영패를 되짚으면서 "이제는 (타선이) 해줘야 한다.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 어제(20일) 원태인(삼성 선발투수)이 좋은 공을 던졌지만, 그래도 치지 않으면 못 이긴다. 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타선이 뻥뻥 쳐주지 않으면 경기가 지루하면서 분위기가 올라올 수 없다. 사실 영패는 타격이 크다. 오늘 한번 분위기 바꿔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준은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시즌 5승(6패)째를 챙겼다. 5이닝 89구 8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6회부터는 홍건희(1이닝)-이병헌(1이닝)-최지강(1이닝)-김택연(1이닝)이 이어 던졌다.
김택연은 이날 시즌 16호 세이브를 챙기면서 고졸 신인 역대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의 16세이브였다. 김택연은 이제 세이브 하나만 더 챙기면 새로운 역사를 쓴다. 아울러 김택연은 나일 19세2개월18일로 역대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를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2021년 7월 2일 광주 두산전에서 기록한 19세10개월9일이었다. 종전 베어스 구단 기록은 2009년 6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달성한 20세5개월22일(8구단 체제)이었다.
두산 조수행은 이날 3회와 5회 2차례 도루를 더해 시즌 58도루를 달성하면서 베어스 역대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1999년 정수근의 57도루였다.
삼성에 선취점을 뺏기면서 또 삼성 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하는 줄 알았다. 2회말 선두타자 디아즈의 타구가 투수 최원준을 맞고 유격수 앞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1루가 됐다. 이어 이재현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해 0-2 선취점을 뺏겼다. 이재현은 최원준의 시속 139㎞짜리 초구 직구가 몸쪽 높이 들어온 것을 잘 잡아당겼다. 이재현의 포항 첫 홈런이자 시즌 13호포로 개인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4회초 제러드가 홈런으로 잠든 두산 타선을 깨웠다. 제러드는 1사 후 볼카운트 0-1에서 코너의 시속 143㎞짜리 직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시즌 6호포 이후 열흘 만에 터진 시즌 7호포였다. 아울러 이날 코너에게 뺏은 첫 안타이기도 했다. 1-2로 쫓아가는 제러드의 한 방이었다.
두산은 5회초 대거 3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코너가 갑자기 마운드 흙을 계속 발로 고르면서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스스로 제구가 흔들리고 볼넷으로 무너지는 것을 두산 타자들이 침착하게 잘 지켜봤다. 김재환과 김재호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조수행이 1루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2사 1, 3루가 됐다. 조수행은 다음 정수빈 타석 때 2루를 훔치면서 코너를 더 흔들었고, 정수빈까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이유찬의 타구가 2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가 되면서 3-2로 뒤집었다. 계속된 2사 1, 3루 기회에서는 제러드가 우전 적시타를 날려 4-2로 거리를 벌렸다.
삼성은 결국 코너를 더 끌고 갈 수가 없었다. 코너는 5이닝 95구 3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5탈삼진 4실점에 그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코너는 시즌 6패(9승)째를 떠안았다.
6회초에는 김재환이 삼성의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손맛을 봤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른쪽 담장 너머로 시즌 23호 아치를 그리면서 5-2로 거리를 벌렸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포크볼이 가운데로 약간 몰린 것을 잘 잡아당겨 오른쪽 폴을 때렸다.
김택연은 9회말 마운드에 올라 2006년 나승현에 도전했다. 김택연은 선두타자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다음 타자 대타 이병헌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2사 후 대타 윤정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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