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전문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될 것 단기 우선순위 확장억제 강화”
바이든 정부 핵전략 변경 관련
“세계가 변해” 논의 진행 시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해도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유지될 것이라고 민주당 측 국방 전문가가 밝혔다. 이 전문가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동맹들의 신뢰가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콜린 칼 전 미 국방부 정책차관(현 스탠퍼드대 연구원·사진)은 20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시카고의 국무부 외신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새 정강·정책에서 북한의 ‘비핵화’ 목표가 제외된 것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로 유지되고 있고,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 행정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칼 전 차관은 전날 전당대회에서 공식 채택된 민주당 정강·정책 작성위원회에 참여했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국가안보 전문가 350인 서한에도 이름을 올렸다.
칼 전 차관은 다만 “가까운 시점에 비핵화가 임박했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우리의 단기적인 우선순위는 한국, 일본 등 동맹에 대한 방위 공약을 수호하고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큰 진전을 만들어낸 분야는 “한·미 양자 안보 관계 강화”라며 한·미 정상의 워싱턴선언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조치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많은 동맹이 불안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트럼프가 돌아오면 유럽과 아시아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의구심을 제기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집단방위조항(제5조)을 경시하고 동맹국을 “(트럼프의 자택인) 마러라고 클럽에 가입비를 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태도는 우리의 적대국들에 어떤 것이든 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며, 인도·태평양 지역이나 유럽의 안정성을 위해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동맹들에도 미국의 이익에 궁극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싶게 만든다”고도 말했다.
칼 전 차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북한·중국·러시아의 핵 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핵전략을 변경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선 “내가 퇴임한 뒤 일어난 일이며, 기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세계가 변하고 있다”며 핵태세 조정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의 공조는 긴밀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주도 국제질서를 전복하고 자신들의 세력권에서 미국과 동맹의 파트너십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칼 전 차관은 대만 유사시 미국이 지역 동맹국들에 기대하는 바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하는 대신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인·태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에게 “중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태 지역 4개국(IP4)을 매년 초청한 것에 대해 “중국에 대만이나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에서 (공세적) 행동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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