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전대 출격한 오바마, 2008년처럼 “할 수 있다”
미셸 여사도 “뭐라도 하자” 연설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미셸 오바마 여사), “그녀는 할 수 있다”(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사진).
20일 밤(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 연단에 차례로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시카고가 정치적 고향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8년 대선의 구호였던 “우리는 할 수 있다”를 변주해 “그녀(해리스)는 할 수 있다”고 외치자 대회장을 메운 2만여명의 민주당원들도 화답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은 새로운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을 위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모두가 미국을 위해 싸울 때”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결집할 것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이미 본 영화이고, 후속편이 더 나쁘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할 때 쓰는 단어인 ‘이상하다’를 사용해 “트럼프는 (유세 현장에 모인) 군중 규모에 이상하게 집착한다”고 말해 폭소를 이끌어냈다.
떠나갈 듯한 환호성 속에 등장한 미셸 여사도 “익숙한 감정, 전염성이 있는 희망의 힘”을 느낀다면서 “미국에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당선된 2008년 대선 경험을 소환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으로 다시금 민주당에 희망이 생겼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가 특히 “우리에게는 (대선까지) 두 달 반, 11주의 시간이 남아 있다”며 “불평하지 말고 뭐라도 해야 한다”고 외치자 당원들도 “해야 한다”고 따라 외쳤다.
2016년 전당대회에서 “그들이 저열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고 했던 미셸 여사는 ‘이민자들이 흑인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하며 “지금 트럼프가 가지려는 일자리(대통령)야말로 ‘흑인 일자리’라는 사실을 말해주자”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20년 가까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2004년 상원의원에 출마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후원금 모금 행사를 열어줬다. 2008년 대선에선 대세로 여겨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일찌감치 지지했다. 이번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로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도 등장해 “내가 우리 가족의 미래를 해리스에게 맡긴 것은 내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진보정치의 상징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찬조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급진 좌파’ 비판을 겨냥해 “(보수 싱크탱크가 작성한 트럼프 정책 제언집인) ‘프로젝트 2025’야말로 급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에서의 끔찍한 전쟁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며,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에겐 멋진 상원의원 후보들이 많다”며 한국계 첫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하원의원을 언급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민주당의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추인하는 호명투표가 진행됐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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