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없던 ‘2021년의 원태인’, 그보다 더 좋을 수 있다

김하진 기자 2024. 8. 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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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이 20일 포항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림픽·WBC 등 거쳐
성장한 삼성의 에이스
20일 두산전 시즌 12승
다승 단독 1위로 ‘우뚝’
데뷔 후 첫 타이틀도 노려

삼성 원태인(24)은 지난 20일 포항 두산전에서 시즌 12승째(6패)를 거뒀다. 6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2개의 안타만 내줬고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삼성은 3-0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이어갔다. 원태인은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시즌 평균자책 3.32로 리그 4위다. 국내 투수로만 따지면 가장 좋은 성적이다.

2승만 더하면 2021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승수인 14승(7패)과 같아진다. 삼성의 잔여 경기는 26경기다. 원태인이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커리어하이 달성은 물론일 뿐아니라 데뷔 첫 타이틀까지 획득한다. 삼성의 국내 투수 다승왕은 2013년 배영수(13승)가 마지막이었다.

특히 최근 3년간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장했고, 이제 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노린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2019시즌부터 선발로 나섰고 2021년 껍질을 깨며 성장했다. 당시 함께 뛰었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을 보며 그의 루틴을 몸에 익혔던 덕분이다. 비시즌 동안 뷰캐넌의 운동법을 그대로 따라 한 원태인은 14승을 거뒀다.

원태인은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고 2023년에는 대표팀의 ‘예스맨’이 됐다. 그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본선에서 호주전, 일본전에 이틀 연속 등판 후 본선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하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같은 해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홍콩, 중국전에서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합작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대만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해 3개 대회에 모두 참가한 선수는 원태인 한 명뿐이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 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에서 샌디에이고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원태인은 매니 마차도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는 등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에게는 커브를 배우기도 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원태인은 개막 후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선보였다. 이후 잠시 흔들렸지만 주전 포수 강민호로부터 “내려놓으라”는 조언을 들은 뒤 다시 한번 도약해 다승 1위에 올랐다.

원태인은 후반기 7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 3.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인 투수 2명이 거둔 승수 합계(5승)를 원태인 혼자 책임졌다. 8월 이후 삼성이 12승4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에이스 역할을 해준 원태인 덕분이다.

대표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원태인이 남은 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삼성은 정규시즌 높은 순위는 물론 가을야구에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확실한 국내 에이스의 존재는 외인 투수와 함께 가을야구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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