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사들, AI 탑재 보급형 제품 집중…가성비폰도 이젠 똑똑해진다
퀄컴, 두뇌 역할 앱프로세서
‘스냅드래곤 7s 3세대’ 발표
온디바이스 AI 지원도 가능
삼성전자·애플도 대응 채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저렴하지만 유능한’ 보급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퀄컴은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두뇌를 개발했으며,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보급형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퀄컴은 21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7s 3세대’를 발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스냅드래곤 7s 3세대는 플래그십 제품용인 ‘스냅드래곤 8 시리즈’보다는 다소 성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전 세대(7s 2세대)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 및 AI 성능이 각각 20%·30% 향상됐다고 퀄컴은 밝혔다.
무엇보다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게 스냅드래곤 7s 3세대의 큰 특징이다. 메타 ‘라마2’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할 수 있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부사장은 “보급형 단말기 등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에서 소비자에게 업계 최상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드래곤 7s 3세대는 다음달 출시되는 샤오미 ‘레드미 노트 14’ 프로에 가장 먼저 실린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이 AP를 탑재한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탑재 모델은 중급 스마트폰 ‘M 시리즈’나 인도 수출용 ‘F 시리즈’로 예상되나 정확한 제품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회사들은 사진편집·검색 등에서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AI 작업을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 속도·성능 면에서 우월한 칩셋을 사용해야 하는데 퀄컴은 비교적 저가형 라인으로도 이를 구동할 수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기즈모도는 “퀄컴의 새로운 하드웨어가 장착된 스마트폰은 200달러(약 26만원)에서 500달러(약 65만원) 사이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에게 AI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저가형 제품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트렌드와도 연관이 있다. 100만원이 넘는 값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성장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반면,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 위주로 저렴한 제품이 확산하고 있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브랜드가 개발도상국에서 애플·삼성전자를 앞지르는 배경이다.
IT 매체 샘모바일은 “신흥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우세를 빼앗기 위해 중급~저가 제품에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경쟁사가 많다”고 짚었다. 또 “중간 가격대 수요자들도 자신의 기기에서 AI 기능을 맛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할 준프리미엄 모델 ‘갤럭시 S24 팬에디션(FE)’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중저가 라인인 ‘갤럭시 A35’ 등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쓸 수 있다. 애플도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보급형 ‘아이폰SE 4’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보급형 스마트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10만원대 ‘레드미 14C’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16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대는 30만원대로 예상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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