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만 있으면 돼요"…중국 골칫거리로 떠오른 '유령 저울'

이도성 기자 2024. 8. 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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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에선 '유령 저울'이란 게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눈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저울이라 더 무거워보이게 더 가벼워보이게 눈속임을 할 수 있는데, 이걸로 소비자들을 속이는 상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이도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저울에 올라간 한 남성, 몸무게가 67.2kg으로 표시되는데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순식간에 수치가 쭉쭉 내려갑니다.

전자저울의 눈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이른바 '유령저울'입니다.

불법 프로그램을 몰래 심어 무게를 속이는 방식인데, 주로 재래시장이나 식당에서 쓰입니다.

[중국 당국 '유령저울' 단속 담당자 : 1번 가격 버튼을 누르면 10%, 3번 가격을 누르면 20%나 무게가 증가하는 방식입니다.]

유령저울은 간단한 방법으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산을 할 때는 휴대전화처럼 무게를 쉽게 알 수 있는 물건을 함께 올리는 게 조작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속이려는 상인과 속지 않으려는 소비자들 사이의 충돌도 적지 않게 벌어집니다.

[앞서 말씀하신 거랑 가격이 안 맞잖아요!]

[무슨 트집을 그렇게 잡아!]

[트집 잡는 게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사장님! 500g이나 차이가 나잖아요! (500g 차이네, 안 그래?) 500g 차이가 나요! 네? 500g이나 차이가 난다고요.]

잡음이 이어지자 중국 당국이 최근 전국적으로 대규모 단속에 나섰습니다.

중국에선 유령저울을 만들거나 사용하다 적발되면 최대 1억 원 가까이 되는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8천 건 정도를 적발해 2만 대 넘는 유령 저울을 압수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올렸는데도 숫자가 올라가 있잖아요. 문제가 있으니 압수합니다. 상인협회에 가서 얘기하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자, 이거 들고 가세요!]

[판쥔룽/장쑤성시장감독국 계량처 부처장 : 현재 전국적으로 300여 가지의 유령저울 불법 프로그램을 찾아내 분석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유령저울 발견 시 일단 상인과의 마찰은 피하고 즉시 신고하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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