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中 구쯔하오에 통쾌한 복수 … 란커배 우승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8. 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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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신진서 9단(24)에게 두 번의 같은 실수는 없었다.

신진서는 21일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서 열린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의 구쯔하오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신진서는 LG배(2020년, 2022년, 2024년), 춘란배(2021년), 삼성화재배(2022년), 응씨배(2023년)에 이어 란커배 우승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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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취저우 란커배 결승
1·2국 연속 승리로 정상
세계대회 통산 7승 달성
상금 3억4000만원 획득
신진서 9단이 21일 중국 취저우 국제바둑문화교류센터에서 열린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신공지능' 신진서 9단(24)에게 두 번의 같은 실수는 없었다. "후회 없는 바둑을 두겠다"는 각오처럼 초반부터 자신이 연구한 포석대로 경기를 끌고 나가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신진서는 21일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서 열린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의 구쯔하오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신진서는 1, 2국을 연달아 따내며 자신의 세계대회 통산 우승을 7회로 늘리고 동시에 우승상금 180만위안(약 3억4000만원)도 거머쥐었다.

신진서는 "란커배 결승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왔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 보람되고 기쁘다"면서 "전기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서 다행이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쾌한 설욕이다. 신진서는 지난해 6월 열린 제1회 취저우 란커배 결승에서 구쯔하오를 만나 먼저 1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2국을 내주더니 3국에서는 다 잡았던 대국을 역전패 당하며 우승을 놓쳤다. 충격은 컸고 후유증은 길었다. 당시 신진서가 "역전패를 당한 이후 내 바둑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또 그는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 무너졌다. 아쉬움보다 나 자신이 한심했다"며 "타격이 생각보다 컸다. 지난해 응씨배 우승과 아시안게임이 없었다면 회복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1년여 만에 다시 찾아온 설욕의 기회. 신진서는 놓치지 않았다. 어떤 대회보다 준비를 많이 했고 대회를 앞두고 "이번 결승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는 바둑을 두고 싶다"며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다시 칼을 간 신진서는 이번에도 중국 기사 4명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고 단 한 번의 틈도 내주지 않고 2연승을 거뒀다. 이틀 전 1국에서 위력적인 내용으로 180수 만에 항서를 받아낸 신진서는 이날도 거침없었다. 흑돌을 잡은 신진서는 준비해 온 포석으로 초반을 풀어나갔다. 백홍석 해설자는 "준비를 많이 해왔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진다.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153수째 구쯔하오의 거센 공격에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승률이 5대5까지 떨어졌지만 초읽기에 몰린 구쯔하오는 이후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통쾌한 복수전에 성공한 신진서. 작년의 아픈 기억을 설욕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최근 좋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점도 신진서를 자극했다.

'농심배 끝내기 6연승'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LG배, 응씨배, 춘란배에서 중도 탈락했고 국내 최대 기전인 GS칼텍스배 프로기전 4강에서도 신민준 9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신진서는 "농심배 이후가 아쉽다. 나도 모르게 자만했을 수도 있고, 공부량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후 신진서는 "나는 잘나갈 때보다 밑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승리욕이 더 많이 생긴다. 잠시 부진했을 때 극복하는 것은 잘한다. 노력한다면 이후에 더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해야 할 란커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신진서는 LG배(2020년, 2022년, 2024년), 춘란배(2021년), 삼성화재배(2022년), 응씨배(2023년)에 이어 란커배 우승을 추가했다. 통산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에서 이창호 9단이 17회로 1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이세돌 9단(14회), 조훈현 9단(9회), 구리 9단과 커제 9단(각각 8회)에 이어 6위 기록이다. 또 자신의 프로 통산 우승 횟수를 38회로 늘렸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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