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떠났던 OTT 시장 재도전?
KT가 미디어·콘텐츠 사업 재편 계획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내외부적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콘텐츠·미디어 전략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고려 중인 전략 가운데는 철수한 동영상 플랫폼(OTT) 사업 재추진도 포함돼 이목을 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세계적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사업 전략 진단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미디어 사업 투자가 필요한지 판단과 함께 적정한 투자 규모와 사업 종류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한편, OTT 사업 재추진에 대한 검토 의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OTT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티빙·웨이브 인수합병에 KT가 지분 투자 등 형식으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KT는 2022년 자사 OTT 시즌을 CJ ENM의 티빙에 합병시키며 OTT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에선 KT가 OTT 및 유튜브 활성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IPTV·위성·케이블 방송 가입자 수 감소 등 업황 부진을 타개하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새판짜기를 시작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KT는 지난 2분기에 스튜디오 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15% 가량 역성장했다. KT 스튜디오지니가 기획하고 ENA 채널에서 방영 중인 ‘유어아너’(분당 최고 시청률 4%), 지난 2분기 방영된 ‘크래시’(최종 시청률 6.6%) 등이 선전 중이긴 하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뛰어넘는 킬러 콘텐츠 출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회사 스튜디오지니 콘텐츠를 ENA 채널과 IPTV인 지니TV 등 KT 플랫폼에서 사들여 방영하는 ‘밀어주기’ 구조가 TV 시청자가 줄어드는 ‘코드 커팅’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선 가입자 유인을 위한 유용한 마케팅 수단인 자체 제작물(오리지널 컨텐츠) 사업을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손 떼기 어렵다는 점은 KT의 OTT 사업 재도전 관측의 배경이다. KT가 OTT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면 대상은 현재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인 티빙과 웨이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티빙은 스튜디오지니가 지분 13.5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웨이브와의 합병 과정에서 보유 지분 확대에 나서지 않으면 티빙에 대한 KT 지배력은 줄어들게 된다. 웨이브 최대 주주는 SK스퀘어지만 그룹 차원 전략과 맞물려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집중을 강조하고 있어 콘텐츠·미디어 사업이 갖는 의미는 KT와는 차이가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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