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첨단산업 공급망 ‘美 우선주의’… 민주 ‘부자 증세’ 공화 ‘對中 관세 인상’ [심층기획-‘2024 미국 대선’ 민주·공화 정강정책 비교 〈2〉 경제안보·무역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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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정강정책의 경제안보 및 무역통상 분야를 정리하면 '아메리카 퍼스트', '대중국 견제 강화'로 요약된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이어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지원 정책 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를 거듭 시사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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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인프라 투자로 고용 창출”
트럼프 “전기차 稅혜택정책 폐기”
고관세 여파 경제 불확실성 고조
韓, 배터리·반도체 부담 불가피
누가 정권 잡든 기술자생력 중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정강정책의 경제안보 및 무역통상 분야를 정리하면 ‘아메리카 퍼스트’, ‘대중국 견제 강화’로 요약된다.
21일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정책을 보면 공통적으로 인프라 투자, 공급망 재건, 제조업 부흥 등 미국 우선 정책이 주를 이룬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건,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 등을 통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컴퓨팅 기술을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철강,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대중 관세 인상 조치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반도체 업계를 포함한 산업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반도체를 포함한 자국 첨단기술 산업 강화와 보호는 예고된 셈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 내 투자 압박과 대중 수출 등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국가를 압박할 것”이라며 “이때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만 협상이 가능하다. 보유한 기술력이 없으면 미국이 한국을 신경쓸 이유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수요 산업에 따라 움직인다”며 “인공지능(AI) 대세 속 한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로 AI 메모리를 선점했듯, 새로운 기술을 먼저 개발해 시장 선점하는 ‘넥스트 HBM’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을 위한 관세 인상, 주요 공급망 재건을 통한 국가 안보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우선으로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실장은 “대중 관세가 오르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가 흔들려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보편 관세 부과를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폐기를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ridiculous)”이라며 “세액 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완성차 기업보단 배터리 산업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조 실장은 “IRA 시행 전에도 전기차 보조금이 있었고, 현대차는 당시에도 내연기관차로 미국 시장에서 선전 중이었다. IRA가 어떻게 바뀌든 잘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부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보조금 혜택이 줄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겹쳐 전기차 수요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나 기업이 미 대선 이후 대미 경제 정책 등에서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갈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상당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민주당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이 반도체지원법, IRA의 의도대로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등 잘 따라준 덕에 정책 목표 달성에 도움을 많이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또한 한국만큼 믿을 만한 경제적 파트너가 많지 않으므로 무리한 요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상황은 드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준·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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