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만 열리는 지갑... 추석에도 내수는 꽁꽁

김수연 2024. 8. 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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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휴가를 내면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추석 황금 연휴기간을 이용한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내수 진작의 기회가 오히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라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휴 기간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내수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 우려된다.

추석 연휴 특수가 해외여행 쪽으로 몰리면서 하반기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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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예약률 최대 45% 급증
광복절인 15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 연합뉴스

이틀 휴가를 내면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추석 황금 연휴기간을 이용한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내수 진작의 기회가 오히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라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추석 연휴 해외여행 패키지상품 예약률은 90%를 상회하고 있으며, 모두투어 역시 해당 기간 예악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랑풍선의 경우 예약률이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업체인 교원투어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연차 2일 활용 시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만큼, 명절 연휴를 활용해 서유럽과 동유럽 등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고객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휴 기간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내수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 우려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9월 여가·숙박 및 외식업이(78.6)의 체감지수가 크게 악화됐으며, 이로 인해 내수 역시 고금리 부담에 따른 가계소비 여력 약화로 2022년 7월(95.8)부터 9월(96.3)까지 27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추석 연휴 특수가 해외여행 쪽으로 몰리면서 하반기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2024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서비스수지(-16억2000만달러)는 전달(-12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더 심각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는 64억8000만달러 적자로, 상반기 기준 2018년(-78억3000만 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해외로 소비가 몰리면서 내수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78만3천명)보다 6만2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는 기존 전망에 비해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겠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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