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학교 다시 덮친 코로나…“더 구체적인 방역지침 필요”

천호성 기자 2024. 8. 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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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요양병원처럼 밀집 생활을 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병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면서도,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등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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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등 집단감염 7월말의 4배로
“감기증상 환자 넷중 셋 확진자”
당국, 치료제 17만명분 26일 공급
한 어린이가 2021년 12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감염 진단을 위한 면봉 검사를 받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여름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요양병원처럼 밀집 생활을 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병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면서도,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등을 서두르고 있다.

21일 지난주 개학한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숙사생 165명 가운데 30명이 코로나19에 감염(20일 오전 기준)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류교 보건교사회장은 한겨레에 “집단생활을 하는 기숙학교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번질 위험이 많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도 있는 만큼, (학교들은) 확진 학생을 하교시키거나 병원 진료를 권유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한 감염 취약 시설은 증가 추세다. 이날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요양병원·사회복지시설 등 전국 감염 취약 시설에서 10명 이상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경우는 7월 넷째주(7월21~27일) 10건에서 8월 둘째주(8월4~10일) 41건으로 늘었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환자 급증세에 우려가 나온다. 강원도 평창의 한 개원의는 “이번주 들어 감기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가운데 넷 중 셋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선 감염병 추가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전남 목포시 부부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원내 모든 환자·직원·면회객에게 마스크를 쓰게끔 하고, 면회 인원도 4명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부족 현상을 빚었던 치료제 공급 등을 서두르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질병청은 추가 확보한 코로나19 치료제 26만2천명분 가운데 17만7천명분을 오는 26일 의료 현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상원 질병청 질병데이터과학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수년간 코로나19가 유행한 패턴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달 말을 지나 유행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치명률 등이 이전처럼 높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제적인 방역 조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은 0.10%였다. 오미크론 계열 변이가 유행한 지난해 치명률은 계절독감 수준인 0.05%였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금은 한해 한두 차례 유행하면서 (코로나19가) 엔데믹화(풍토병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씻기, 환기, 기침 예절과 같은 기본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의료기관 및 감염 취약 시설 방문자와 종사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와 의료 현장에선 코로나19의 유행 반복에 대비해 방역 매뉴얼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영미 인천 부원중학교 보건교사는 “학교는 면역력이 약한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생도 있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방역지침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좀더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주면 대응이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미리 유행주의보를 내리는 등 국민과 각 시설이 미리 대비하게끔 하는 감염병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제에 일시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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