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중간 없는 정치, 소장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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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대 이변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1등으로 출발했던 정봉주 후보의 탈락이었다.
이른바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 이 대표 강성 지지층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명팔이 발언 하나에 경선 초반 1위를 달리던 최고위원 후보가 탈락한 민주당의 현 상황에선 이 같은 호소는 메아리 없는 외침일 뿐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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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대 이변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1등으로 출발했던 정봉주 후보의 탈락이었다. 이른바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 이 대표 강성 지지층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재명 사당화’ ‘일극체제’에 대한 당안팎의 우려는 이번 전대를 통해 더욱 확대됐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김두관 후보는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비판하며 당내 다양성을 살려야 민주당이 차기집권에 성공할 수 있다고 피력했지만 이 대표로 기울어진 당심을 바꿀 수는 없었다. 김 후보는 전대 종료 직후 자신의 출마가 민주당의 다양성과 민주성,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는 말로 당내 다양성 회복을 촉구했다.
그러나 명팔이 발언 하나에 경선 초반 1위를 달리던 최고위원 후보가 탈락한 민주당의 현 상황에선 이 같은 호소는 메아리 없는 외침일 뿐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재명당’이 된 민주당을 두고 사실상 정계개편이 시작됐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횡재, 비명(비이재명)횡사’로 회자된 4·10 총선을 거치며 당내에서 비명계가 정리됐고, 그 극단을 보여준 것이 이번 전대라는 것이다.
이보다 한달 앞서 열렸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 후보 간의 갈등이 표출됐다. 결과적으론 당대표가 된 한동훈 대표는 후보 당시 수평적 당정관계 수립을 공언하며 다른 후보들과는 선을 그었다. ‘용산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한 대표는 민심과 당심 모두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이런 신념은 자신이 제시한 제3자 채상병 특검법에도 담겼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를 압박하며 하루 빨리 법안을 발의해달라고 재촉하고 있지만 친윤계가 지배적인 국민의힘 원내에서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는 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검법에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시한을 딱 정해놓고 완료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친윤 일색이던 원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우군확보가 한 대표로서는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한 대표가 취임 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토론하는 정당의 모습에 기대를 거는 보수 지지층도 많다. 당내 다른 목소리도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 취임으로 친윤 중심의 국민의힘 내부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당내에선 초재선 중심으로 활동했던 소장파에 대한 향수도 거론된다. 16대 국회에서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중심으로 한 미래연대, 17대 새정치수요모임, 18대 김성식 당시 의원과 김영우 의원 중심의 ‘민본 21’, 19대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등이 대표적인 소장파 모임이다.
이른바 ‘진박 감별사’가 활개 쳤던 20대 국회에서는 소장파의 목소리가 전무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을 넘어 ‘진짜 친박’인지 감별한다는 친박 실세가 당을 장악하면서 당내에서 쇄신과 개혁을 위한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졌다.
20대 국회부터 보수 정당의 소장파 명맥이 끊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8 전대 당시 후보군으로 거론됐다가 친윤의 파상공세를 받은 나경원 의원도 진박 감별사란 용어를 소환시킨 바 있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히려 배제시키는 경직된 국민의힘 내부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일극주의가 고착화된 민주당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서만이라도 당에 쓴소리, 소신발언을 할 수 있는 소장파가 다시 싹을 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경 서울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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