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92> 전북 장수 사두봉~덕산 계곡
- 신덕산마을~장안산공원 주차장
- 11㎞ 코스 4시간30분 안팎 소요
- 해발 740m 위치한 들머리 강점
- 논개활공장선 남덕유산 등 조망
- 산행 막바지 계곡 옆 숲길 시원
아직 한낮의 열기는 조금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찜통더위가 길어지다 보니 취재팀의 몸과 마음도 지쳐, 활력소가 될 만한 산행 코스가 필요했다.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 게 쉽게 정상을 찍고 난 뒤 산행 막바지에는 계곡을 끼고 걷는 숲길이다. 취재팀이 원하는 그런 곳을 찾아내고는 쾌재를 불렀다.
▮740m 높이 신덕산 마을 출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산행 들머리가 약 740m에 이를 만큼 높고, 정상까지 고도를 채 300m도 올라가지 않으며, 하산 뒤에는 전북 장수 8경의 하나로 장안산군립공원의 비경인 두 용소를 거치는 사두봉(蛇頭峰·1014.8m)~덕산 계곡을 소개한다.
사두봉이라는 명칭은 옛날에는 봉화를 올렸던 곳으로, 봉우리가 뱀 대가리 같이 생긴 데서 유래한다. 구불구불한 능선에 20개가 넘는 봉우리가 늘어서 있어 뱀이 갈지(之)로 나아가는 모습을 했다 한다. 또 다른 설은 신선이 도술을 부려 뱀에게 쫓기는 두꺼비를 구해주고는 뱀을 산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그 산이 사두봉이며, 두꺼비는 은혜를 갚는다며 돌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그 돌이 번암면 요천 물 가운데 있는 두꺼비 바위로 주민은 섬암(蟾岩)이라 한다.
덕산계곡에는 용이 살았다는 아래 용소와 윗 용소 구간을 용소계곡이라 따로 부르며, 크고 작은 소(沼)가 10여 곳이나 된다. 여기서 영화 ‘남부군’을 촬영했다. 6·25 사변 당시 회문산에서 쫓긴 전북도당 소속 빨치산이 덕유산의 이현상 부대와 합류해 빨치산 500명이 모여 1년 만에 목욕을 했다고 한다. 그 목욕 장면을 찍은 곳이다.
등산로 이정표의 수분재(水分峙)는 ‘물이 나뉘는 고개’를 뜻한다. 이 고개 위로 빗물이 떨어지면 북쪽은 금강으로 흘러들고, 남쪽은 섬진강으로 내려간다. 금강 발원지인 신무산(897.6m) 뜬봉샘과 섬진강 발원지인 천상데미(1100m)의 데미샘이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있어 더욱 신기했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신덕산마을 정류장~신덕산 마을 회관~차단기 갈림길~논개 활공장~963봉~사두봉~886봉~바구니봉재(방화동휴양림·수분재 사거리)~휴양림 도로~방화동자연휴양림(산림문화휴양관~숲속의 집~황토산책길~방화 폭포)~잇단 징검다리~아래 용소~윗 용소~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11㎞이며, 4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밀목재 고개 마루인 신덕산마을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신덕산’ 표지석과 사두봉 등산 안내도를 보고 왼쪽 마을 길로 들어선다. 마을회관을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 ‘신덕산길 2-11’ 주택을 돌아 5분이면 Y자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임도에 차단기가 있다. 들머리는 두 임도 가운데로 난 사두봉(2.44㎞)·활공장(0.54㎞)으로 산길을 파고든다. 이 길은 백두대간 능선의 영취산에서 분기해 장안산을 거치는 금남호남정맥 길이다.
▮비경인 덕산 계곡 두 용소
숲 그늘 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산등성이를 타고 약 15분이면 동서남북 조망이 열리는 논개 활공장에 닿는다. 사두봉 능선에서 하나뿐인 전망대로 여기서 주위 전경을 실컷 눈에 담는다. 동쪽을 막아선 장안산과 반 시계 방향으로 백두대간 능선인 장수덕유산 남덕유산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멀리 적상산이 가물거리며. 북쪽 발아래 분지인 장수읍을 팔공산과 천상데미(깃대봉)가 포근하게 감싼 모양이다.
사두봉은 직진해 이동식 화장실을 지나 수분재(7.2㎞)로 향한다. 숲 체험을 하는 곳인지 왼쪽으로 철망 울타리가 쳐져 있다. 10분이면 963봉에 올라서며 능선은 완만해진다. 상수리와 신갈나무인 활엽수가 주종인 숲 그늘 길이다. 20분이면 산죽 길을 통과해 사두봉에 도착한다. 정상을 알리는 표찰이 이정표에 붙어 있고 삼각점과 무덤이 있다. 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수분재(5.49㎞)로 향한다.
산길은 살짝 내려섰다 다시 봉우리를 넘어 886봉에 올라선다. 능선은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개활지가 오른쪽에 나오고 완만하게 이어지던 능선은 약 50분이면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수분재(3.2㎞)로 꺾는다. 아무 표시가 없는 직진 능선도 방화동 휴양림으로 간다. 지난 3일 ‘2024 쿨밸리트레일레이스’ 경기를 사두봉~덕산계곡 일원에 열면서 노란 테이프로 산길을 막아 놓았다.
2, 3분이면 무덤을 지나 사거리 안부인 바구니봉재에 내려선다. 왼쪽 방화동휴양림(1.6㎞)으로 꺾는다. 직진은 수분재 방향이며, 팔공산 마이산으로 능선을 잇는다. 산허리 길을 돌아간다. 이정표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 뒤 갈림길 한 곳에서 오른쪽 능선을 탄다. 벤치가 놓인 너른 쉼터를 거쳐 침목계단을 가파르게 내려간다. 30분이면 방화동 휴양림 도로에 닿는다.
취재팀은 왼쪽 도로로 간다. 오른쪽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넌 뒤 왼쪽의 캠핑장에서 덱 길을 가도 된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에서 덕산용소(2.6㎞)·숲속의 집 방향 오른쪽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면 캠핑장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숲속의 집 앞에서 용소(2.4㎞)는 오른쪽 차단기가 쳐진 산책길로 들어선다. 덕산계곡을 따라 난 황토산책길이다. 가동이 중단된 인공폭포를 돌아 용림교를 건너면 용소와 군립공원주차장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나온다.
비가 올 때는 왼쪽에 우회하는 산길이 있다. 두 번째 징검다리까지는 무사히 건넜는데 세 번째 징검다리는 물에 잠겼다. 우회 길이 따로 있지만 취재팀은 등산화를 벗고 징검다리를 건넜다. 숲 그늘 속 걷기 좋은 길을 따라 네 번째 징검다리를 건너 약 50분이면 아래용소에 닿는다. 덕산계곡 비경이 윗 용소까지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덱 길이 놓였다.
두 용소 중간쯤에 암반이 패이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소를 만들었다. 그 속으로 물기둥이 천둥소리를 내며 떨어져 더위에 지친 취재팀의 피로를 한꺼번에 날려주었다. 윗용소에서 7분이면 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거리 멀고 대중교통편 불편…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까지 승용차 이용해 당일 산행을
먼 데다 전북 장수로 바로 가는 교통편이 없어 당일 산행은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로 간다면 전북 장수군 장수읍 덕산리 784 ‘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한 뒤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무료.
여기서 들머리인 신덕산 마을은 거리가 약 3.2㎞이며 걸어서 1시간이 더 걸린다. 이때는 장수개인택시 063-353-2227, 010-6630-8081·택시비 1만4000원 선)를 불러 탄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장계나 남원으로 간 뒤 장수행 버스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장계 가는 버스는 오전 7시20분에 하루 한 번 있다. 진주 산청 함양 안의 등을 거쳐간다. 약 4시간10분 소요. 장계에서 장수행 직행버스(12시35분)와 농어촌 버스(오전 12시)가 연계된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은 하루 4회 있으며, 경유는 오전 6시20분, 직통은 8시10분 오후 2시5분 6시에 떠난다. 경유 버스는 약 4시간, 직통은 2시간 40분 소요. 남원에서 장수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12시40분 오후 2시45분 6시40분에 출발한다. 장수에서 덕산행은 오전 8시40분 오후 4시30분에 있다. 신덕산마을정류장에서 내린다.
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으로 하산했다면 버스가 서는 덕산삼거리까지 거리는 1.9㎞. 걸어서 30분 남짓 걸린다. 덕산삼거리에서 장수로 가는 농어촌 버스가 오후 4시50분께 지나가며 신덕산정류장을 거쳐간다. 미리 기다렸다 타야 한다. 장계에서 부산 가는 버스는 낮 12시50분에 있어 타기 힘들다. 이때는 장수에서 남원을 거쳐 부산으로 가야 한다. 장수에서 남원행은 오후 3시 4시50분 6시50분에 있다. 남원에서 부산행은 오후 2시15분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장수터미널에서 산행 들머리인 신덕산마을과 날머리인 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에서 장수터미널로 가는 버스 시간을 못 맞추었다면 장수개인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비 각 1만4000원 선.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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